미국과 총영사관 일진일퇴 中, 영국과는 여권 문제로 티격태격

英 내년부터 해외시민증 소유자·자격자 이민 허용
中 해외시민증 효력 인정 안할 것
효력 인정안해도 홍콩인들 중국입국에 문제 없어

폐쇄 보복 당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 총영사관 폐쇄 문제로 대립각을 키워가고 한편 홍콩보안법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영국과는 여권을 갖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은 중국이 홍콩에서 보안법을 시행한 데 따른 조치로 내년 1월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을 갖고 있거나 과거에 보유했던 홍콩인들의 이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의회 앞으로 보낸 성명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BNO 여권은 영국의 식민지 주민들에게 주어졌던 여권으로 영국 국민(British National)인데 ‘해외에서 태어났다’(Overseas)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홍콩 반환 이전인 1997년에 태어난 홍콩인들은 이 여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 현재 홍콩에는 BNO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30만명이, 97년 이전에 태어나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270만 명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BNO여권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이 지난 23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 측은 BNO 문제에 있어 고의로 정치적 조작을 하면서 공개적으로 기존의 약속과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면서 중국은 BNO 여권을 유효한 여권을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추가 대응도 검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BNO 여권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홍콩인들이 본토에 입국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홍콩인들이 본토에 입국할 때 보통 BNO 서류보다는 중앙정부가 발급하는 입국허가서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BNO 여권 효력 불인정이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안법 사태로 영국해외시민 여권에 눈길 돌리는 홍콩 주민들(사진=연합뉴스)
영국이 홍콩 BNO 여권 소지자나 자격자에 대해 이민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영국은 BNO 여권 소지자나 자격자가 일정 액수 이상의 잔고 증명만하면 직업 유무와 상관없이 받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생활환경이 전혀 다른 이국땅에 정착하기로 하고 홍콩에서 짐을 싸는 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영국이 BNO 여권 소지자나 자격자에 대해 이민 문호를 열어 놓음에 따라 홍콩인들 사이에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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