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나? 몰라보게 달라진 코로나 대응

플로리다 전당대회 전격취소
가을학기 등교수업에도 유연
마스크 예찬에 이은 큰 변화

7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 달라졌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가 빠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다음달 24~27일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 예정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의 주요 일정을 취소한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나의 팀에게 잭슨빌에서 열기로 했던 전대 행사들을 취소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나는 다른 형태로 전대 수락 연설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꽉 들어찬 전대 차제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하기에는 단지 적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플로리다주로 장소를 옮기면서까지 강행의사를 굳건히 유지해왔던 모습에 비추면 놀라운 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인 대통령 후보 지명 절차는 당초 예정됐던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코로나19 환자가 400만명을 넘고, 500만명 진입도 시간 문제가 된 이날 사실상의 백기투항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진=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전향'에대해 전당대회 장소인 플로리다의 코로나 2차 확산세가 예상보다 심각한데다 플로리다 거주민들의 반발이 컸던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어차피 고액 기부자들이 현장에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국민들 건강을 걱정하는 듯한 태도라도 보이기 위한 결정인 거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학기 등교 수업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심각한 일부 주에서는 가을 학기 개학을 몇주 연기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코로나 재확산이 심하지 않은 주에 대해서는 등교 수업에 적극 준비하라고는 했지만 아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었다.

등교 수업만이 교육이라고 했던 그는 이날엔 만약 개학을 하지 않을 경우 교육 지원금 1050억 달러(126조원)를 부모에게 지급해 종교 단체의 교육이나 홈스쿨링 등의 대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번주 마스크를 쓴 채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드러낸 모습 만큼이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중요한 입장 선회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태도를 바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트럼프의 일련의 달라진 행보에 대해 미국 언론들도 긴급뉴스로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가 이번주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그 구체적인 배경 분석에 들어간 언론들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나는 등 최근 여론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입장변화를 가져온 결정타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승부사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상 이 또한 모종의 전략이고 또 다른 대선용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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