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사인 쇼플레이 측은 27일까지 공연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과연 빠른 시일 내 행정명령 철회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송파구 관계자는 23일 CBS노컷뉴스에 "21일부터 구청의 별도 해지 시까지 유효한 행정명령이다. 아직 철회 논의는 없다"라고 밝혔다.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었던 올림픽체조경기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관리하는 공공시설물에 해당한다. 송파구는 첫 공연 3일 전인 지난 21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스터트롯' 콘서트 장소인 올림픽체조경기장도 여기에 포함돼 공연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공연기획사가 감당해야 할 수십 억 원 손해도 문제지만 재예매까지 한 예매자들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부모를 위해 '효켓팅'(효도와 예매를 뜻하는 티켓팅의 합성어)한 자녀들 속은 타들어가고만 있다. 송파구가 이미 행정명령을 발동해 공연 진행이 불가하다면 계속된 연기가 아닌 신속한 환불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다.
일각에서는 송파구의 이러한 결정이 정부의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제한 조치 완화를 역행하는 흐름이라고 지적한다. 잠정 취소됐던 국공립 공연장과 국공립 예술단체들 공연이 재개되는 가운데 왜 '미스터트롯' 콘서트에만 '집합금지' 결정을 내렸느냐는 것이다. 물론 민간 공연장이지만 1230석을 보유한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역시 현재 뮤지컬 공연을 진행 중에 있다.
무엇보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기준으로 관할구청 및 공연장 요구에 따라 방역 수칙을 세우고 있었기에 해당 행정명령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쇼플레이 측은 "'좌석 간 거리두기' 차원에서 공연장의 수용인원인 1만5천석 중 절반도 안 되는 5200석만 사용할 예정이었다"며 "체온 측정, 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등 정부에서 권고하는 방역 지침을 기본적으로 지키고, 관할구청 및 공연장에서 추가로 요청하는 방역수칙을 보완, 관계기관 등에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문의하며 공연을 준비해 왔다. 총 방역비용으로만 10억이 넘는 금액을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송파구는 여러 '후폭풍'을 뒤로 하고 어쩌다 공연 3일 전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결정했을까. 그 이유는 아직도 안심하기 이른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있었다.
일단 '송파구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미스터트롯' 콘서트와 절묘하게 맞물렸다.
송파구 관계자는 "갑작스럽다는 말을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교회 소모임을 중심으로 송파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는 그걸 막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돌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개별 회차로 보면 5200명이지만 15회차 진행 시 7만8천 명에 이르는 관객수 역시 송파구의 마음을 돌리는 데 한몫 했다. 방역 수칙은 권고이지 강제가 아니다. 관객수가 많을수록 관리나 통제가 어렵고, 수칙을 지키지 않는 관객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다 만에 하나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들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로 지역을 제한한 것도 아니고, 전국구 단위 관객들이 참석 가능한 콘서트라 추적 또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관객수가 많을수록 통제나 관리에 한계가 있어 감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만약 1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때는 송파구에서만 7만8천 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할 수 있겠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과 달리 콘서트는 보통 많은 관객 분들이 전국 단위로 올라온다. 이렇게 되면 역학조사에 있어서는 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겹쳐 있어 동선파악이 늦어지고, 최악의 경우 전국적인 집단감염 확산까지 이뤄질 수 있다. 콘서트 참여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치사율 걱정도 크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