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기자 측은 이날 오후 한 검사장과 지난 2월 13일 부산고검에서의 대화내용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했다. 이 대화내용은 두 사람의 당시 만남에 동석한 이 전 기자의 후배 백모 기자가 녹음한 것이다.
약 25분 55초의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앞서 공개한 녹취록 전문과 내용은 대체적으로 유사하다. 다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대화가 오간 부분 등을 보면 일부 단어나 문장이 녹취록에서 잘못 표기되거나 빠지기도 했다.
녹취록 전문에서는 백 기자가 "시민 수사를 위해서(겹쳐서 잘 안 들림)"라고 말하자 이 전 기자가 "이철 아파트 찾아다니고 그러는데"라고 적혔지만 실제로는 아파트가 아닌 '와이프'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지는 대화도 녹음파일에서 한 검사장은 "그건 해 볼만 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겁이 많아 이 사람. 먼저 지가 불기 시작하잖아"라고 말하는데 "겁이 많아 이 사람"라고 말한 부분 또한, 녹취록에서는 빠진 내용이다.
이 전 기자 측은 이같은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변호사가 직접 푼 내용이다 보니 한두 단어 내지 문장이 잘못 들린 게 있을 수 있지만 전체 녹음파일을 들으면 의도성도 없고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며 "너무나 일상적인 기자와 검사 간의 비공개 환담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형사1부)은 전날 고의적으로 편집한 부분은 없어 보지만 일부 대화가 축약되거나 누락됐다며 해당 녹취록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녹음파일 공개에는 별도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대화의 맥락 등을 살펴볼 때 공모로 읽힐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과 이 전 기자 측이 한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에 대해 명확히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오는 24일로 예정된 이 사건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양 측의 정반대 시각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한동훈 검사장이 (녹취록에서) 일개 장관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검사장이라는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일개 장관이라는 그런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상당히 자괴감을 느꼈다"며 "(해당 녹취록이야말로) 유착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