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피해 방지' 법안까지 내놓고…박원순 사태에는 침묵

남인순(20대)·정춘숙(21대) 여가위원장, '박원순 사태' 직전 법안 발의
모두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관련 법안…박 전 시장 비서 사례 적용 가능
하지만 14일 공동성명 이후 별다른 입장 표명 없어…여성운동 원로 '무색'
남 의원, 어제 최고위회의 직후 쏟아진 기자들 질문도 회피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2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여성운동에 몸담았던 여당 의원들이 '박원순 사태'에는 유독 소극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현직 여성가족위원장인 남인순(20대 국회)·정춘숙(21대 국회) 의원은 박 전 시장 사망 직전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법안까지 각자 대표 발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태에 너무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태 1주일 전 발의…'성폭력 2차 피해 처벌 강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23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2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일주일 전이다.


해당 법안은 직장 내에서의 성폭력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직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 역시 지난 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사기관이 성폭력 피해자를 무고죄로 의심하는 사례가 많아 인권 침해 등 2차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취지에서 낸 법안이다.

두 법안 내용 모두 박 전 시장의 비서였던 A씨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A씨는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신상 털기'와 '무고죄 처벌 청원 운동' 등에서 비롯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A씨 측 변호인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말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2차 가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 이후 '침묵'…여성운동 원로 '무색'

정춘숙 의원.(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여성운동가 출신이자 전·현직 국회 여가위원장인 남인순·정춘숙 의원 모두 '박원순 사태'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시의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여성의원 일동 성명서'를 낸 것 외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A씨 측의 반대로 서울시가 자체 조사단 구성 방침을 철회하면서 성명서 내용이 무색해진 실정이다.

남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 전반기 여가위원장까지 지낸 사실상 여성운동의 원로다. 정 의원도 서울성폭력상담센터 소장과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경험을 살려 국회에 들어와 21대 국회 전반기 여가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박원순 사태'에서 침묵하면 훗날 이들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했을 때 국민들로부터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이기도 한 남 의원은 전날 최고위회의에서 "윤리감찰단 구성 등 특단의 대책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를 마친 뒤 '여성 인권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으로서 한마디 해달라'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현장을 벗어나려는 데 더 급급한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너무 말씀이 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피해자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현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그의 보좌관이 기자들과 부딪히는 등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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