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경주시청 감독과 동료들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가 가해 혐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선배 선수 김도환은 핵심 가해자 김규봉 전 감독을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냐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 김도환은 그렇다고 답했다. 심지어 선배니까 대신 맞으라며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철인 3종 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처음에는 "폭행한 적이 없다. 사죄할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가 이후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한 김도환은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문광위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질의를 받았다.
김도환은 "그때 당시 오래 알고 지내온 감독님과 제 잘못을 말하기 어려웠고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을까봐 두려웠다"며 폭행 사실을 숨겼다가 뒤늦게 인정한 이유를 밝혔다.
김도환은 뉴질랜드 전지훈련 도중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최숙현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규봉 전 감독과 주장 장윤정 선수, 정체를 알 수 없는 '팀 닥터' 안주현 씨의 폭행과 폭언을 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환은 그 중에서도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전 감독을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믿고 따랐다.
하지만 엄격한 체육계 관계 때문에 폭행마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구조는 체육계에 만연해 있고 특히 경주시청이 그랬다. 이는 최숙현 선수를 더욱 힘들게 했다.
김도환은 감독에게 폭행 당한 적 있는지, 다른 선수가 맞는 장면을 본 적 있는지를 묻는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 모두 "있다"고 답하며 자신도 폭행의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또 김규봉 전 감독이 선수들에게 허위 진술서 작성을 강요한 사실에 대해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작성하는 걸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규봉 전 감독과 더불어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장윤정이 폭력 및 폭행을 주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팀 닥터' 안주현 씨가 선수들에게 부적절한 마시지를 한 적 있냐는 질문에 김도환은 "맞다. 치료 명목으로 마사지를 했다"고 답했다.
안주현 씨가 물리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에 대해서는 "나도 지급했다. 매달 80~100만원씩 냈다"는 김도환은 중학생 때부터 안주현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담배를 피다 걸려서 야구 방망이로 몇대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