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손혁 감독의 딜레마 "마무리, 3연투도 가능하겠지만…"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9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3점차로 앞서 있었지만 8회말 셋업맨 안우진이 4실점을 기록하면서 3대4로 무릎을 꿇었다.

손혁 감독이 "잊고 싶지만 머리 속을 떠날 수 없는 경기였다"고 말할 정도로 키움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당시 손혁 감독의 경기 막판 마운드 운영 구상에 마무리 조상우는 없었다. 앞선 이틀동안 총 3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는 상황에 따라 3일 연속 등판하기도 한다. 팀 승리를 매듭짓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혁 감독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혁 감독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마무리는 3연투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조금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혁 감독은 현역 시절 투수로 뛰었고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에서 투수코치로 이름을 날렸다. 마운드 운영과 관련해 확고한 자기 철학이 있는 지도자다.

손혁 감독은 "보통 둘째 날 등판 때 투구수가 늘어난다. 2연투를 깔끔하게 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많이 던지고 또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17일 SK 원정에서 11개의 공을 던졌고 다음 날에는 투구수 23개를 기록했다. 키움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조상우에게 당일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경기 막판 상황이 꼬였지만 장기 레이스를 감안해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등판 이후 다음 경기에서 3점차 이내 승리의 기회가 있을 때 감독 입장에서는 마무리의 3연투 기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손혁 감독은 "(마무리 3연투를) 하기도 좀 그렇고 안 하기도 좀 그렇다. 이기면 다행인데 만약 패하면 영향이 크다. 그래도 그런 순간이 오면 고민이 된다. 이겨야 하니까"라며 "막판 중요한 순위 싸움이 걸린 경기에서는 공감대가 생길테니 그때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4회 등판이 좋은지, 3연투가 나은지 어려운 문제다. 3일째는 구위가 확 떨어진다. 이틀 던지고 이틀 쉬고 다시 이틀을 던지는 것이 이길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며 "아끼면서 이기는 게 가장 좋다. 좋은 투수를 오래 볼 수 있으면 팬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최대한 아끼면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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