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뺀자' NBA 멜로, 다이어트 성공 후 자기 포지션 되찾았다

카멜로 앤서니 (사진=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구단 트위터)

미국프로농구(NBA) 베테랑 카멜로 앤서니(36)의 별명은 멜로(melo)다. 여기에는 다양한 응용 버전이 있다. 총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올림픽 시즌이 되면 '올림픽 멜로'로 불리고 평소 후드티를 즐겨 입는 모습이 포착되면 '후디 멜로'로 불린다.

모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올해 여름 카멜로 앤서니는 '스키니(skinny) 멜로'로 불린다. 스키니는 '깡마른, 저지방의'라는 뜻을 담은 영어 단어다. 그만큼 살이 많이 빠졌다는 의미다.

대다수의 NBA 선수들은 현재 미국 올랜도에 모여 땀을 흘리고 있다. NBA 사무국은 오는 31일부터 올랜도 디즈니월드 캠퍼스에서 2019-2020시즌 정규리그를 재개한다.

정규리그가 지난 3월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중단되면서 NBA 선수들은 약 4개월동안 농구공을 내려놓아야 했다. 시즌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부지런히 운동한 선수들도 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카멜로 앤서니다.

카멜로 앤서니가 7월 여름 캠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눈에 띄게 살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멜로 앤서니는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영상 인터뷰에서 "몸무게는 5파운드(약 2.3kg) 밖에 빠지지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육안상으로는 최소 10kg 이상 빠진 것처럼 보였다.

"나의 다이어트 비법은 비밀"이라며 웃은 카멜로 앤서니는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임했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다. 먹어야 할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구분했고 무엇보다 체지방을 줄이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카멜로 앤서니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기간에 강도높은 다이어트를 시도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주력 포지션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살 빼기 전 카멜로 앤서니의 공식 프로필 사진 (사진=NBA미디어센트럴)


카멜로 앤서니는 "마음 속에 늘 3번, 스몰포워드로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감독이 내게 언젠가는 지금 뛰는 파워포워드에서 스몰포워드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내게는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카멜로 앤서니의 공식 프로필 몸무게는 108kg이다. 그는 "지금은 살을 빼서 104kg 정도 되는 것 같다. (2003년) 데뷔 초기 이후 처음 보는 몸무게"라고 말했다.

카멜로 앤서니는 NBA를 대표하는 포워드 중 한명이다. 통산 10회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2-2013시즌에는 득점왕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득점에 주력하는 스몰포워드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7-2018시즌부터 스몰포워드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NBA에는 스몰라인업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스몰포워드가 파워포워드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보다 살이 찌고 스피드도 줄어든 카멜로 앤서니로서는 선택지가 없었다.

포틀랜드와 계약한 2019-2020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포틀랜드는 시즌 초반 주서프 너키치, 잭 콜린스 등 주력 빅맨들의 부상에 시달렸고 파워포워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카멜로 앤서니와 계약을 맺었다.

멜로는 평균 15.3득점, 6.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기여했다. 작년 12월 초에는 '서부컨퍼런스 이주의 선수(player of the week)'로 선정되기도 했다. 프로 17년차 베테랑이지만 득점력만큼은 여전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기여도가 크지 않았다. 원래 수비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다 골밑에서 버티는 힘과 2대2 수비 감각이 좋아야 하는 파워포워드 포지션은 그에게 여전히 낯설기만 했다.

포틀랜드는 22개 팀으로 재개되는 정규리그에 초대받았다.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시즌 전적 29승37패로 9위에 올라있는 포틀랜드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8위 멤피스 그리즐리스(32승33패)를 3.5경기차로 쫓고 있다.

희망은 있다. 너키치와 콜린스 등 부상자들이 여름 캠프에 복귀하면서 팀 전력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다. 대미안 릴라드와 C.J 맥컬럼이 이끄는 백코트는 리그 최정상급에 속한다.

만약 '스몰포워드'로 돌아오는 멜로가 포틀랜드 전력에 힘을 실어준다면 플레이오프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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