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문 피해 父 "뻔뻔한 가해자, 녹취를 공개합니다"

머리 두피에 진물이... 눈물도 안 나와
아들 지적장애 아냐, 매일 사랑한다 전화
캐피탈 대출도 뜯어가, 엄벌로 다스려야
부모 장기매매, 형제 노예로 부린다 협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아버지

주말 사이 우리를 경악케한 뉴스죠? 20대 성인 남성이 고향 후배와 그 여자친구로부터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를 3개월 넘게 당했다는 뉴스였습니다. 그런데 그 수법이 하도 잔인해서 듣는 것만으로도 힘겨울 지경인데요. 몸에 뜨거운 물을 붓고 가스 토치를 이용해서 몸을 지지기까지했습니다.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자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화장실에 방치하고 그곳에서 자게 했답니다.

지난 17일 금요일에 가해자가 구속이 됐습니다마는 지금 피해자는 두피가 벗겨지고 피부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 피해자의 가족, 가해자를 꼭 엄벌해달라며 뉴스쇼에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왔는데요. 피해자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직접 나눠보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아버지> 네.

◇ 김현정> 우선 지금 아드님 상태는 어떤가요?

◆ 아버지> 여기 집에 와서 한 달 정도 치료했는데도 팔하고 다리하고 지금 머리 두피 부분이 아직까지 진물이 질질 흐르고 있어요.

◇ 김현정> 진물이 흘러요?

◆ 아버지> 네.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아버님이 제공하신 이 사진을 여러분께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이게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 수가 없을 만큼 끔찍하더라고요.

◆ 아버지> 그러게요. 사람이라는 것이 무슨 조금이라도 있으면 눈물이 날 건데 눈물도 안 나오고.

◇ 김현정> 눈물도 안 날 지경이었어요? 말문이 막히셨군요, 보는 즉시.

◆ 아버지> 그런다고 봐야죠.

(사진=연합뉴스) 가혹행위를 증언하는 피해자
◇ 김현정> 우선 아버님, 확인을 좀 하고 싶은 게 ‘이렇게 끔찍하게 당하면서도 왜 피해 사실을 못 알렸는가? 혹시 좀 어떤 지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가?’ 이렇게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 아버지> 장애는 없고요. 군대에서 갔다 와서 몸 전체에는 이상이 없어요. 학교도 체고 나왔고. 그런데 협박에 의해서도 가만히 있었는데. 우리가 가만히 생각하면 사람이 여러 모로 협박이라고 해도 토치로 매번 지질 때도 가만히 있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먹여서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뭘 먹여요?

◆ 아버지> 어저께 온 친구들이 얘기하는 게 수면제가 무엇인가 먹여서 한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왜 그 생각이 드냐면 목에 나일론 줄로 묶은 태가 나거든요. 그런데 자기는 그걸 기억을 못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버님이 지금 뭔가 약을 먹인 게 아니냐라고 의심하게 된 건 아들이 결박하고 맞고 하는 과정을 잘 기억을 못 해요?

◆ 아버지> 지금 기억을 다 못해요.

◇ 김현정> 그런데 지적장애나 이런 건 전혀 아니고 군대도 잘 갔다 왔고?

◆ 아버지> 고등학교도 잘 다니고. 지적장애가 있으면 군대를 못 가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아무튼 이야기를 조금 처음으로 돌려서 자초지종을 듣고 싶어요. 아니, 어떻게 하다가 그 가해자 연인의 집에 가서 살게 된 겁니까?

◆ 아버지> 저희도 있잖아요. 그 애들을 몰라요. 모르는데 제가 보니까 (아들이) 중학교 때 카누를 했어요. 그 과정에서 애들을 만났다는 얘기 같아요.

◇ 김현정> 아, 거기서 알고 지냈고 가족들은 그 존재를 몰랐고?

◆ 아버지> 전혀 몰랐습니다.

◇ 김현정> 그럼 가해자 박 씨를 그렇게 운동부 선후배로 알다가 ‘돈 많이 벌 수 있는 데 소개해 주겠다’ 해서 경기도 평택까지 올라가서 살게 된 건가요?

◆ 아버지> 그렇죠. 처음에는 물류센터에서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거기로 갔는데 이것들이 물류센터는 하루 일당으로 주잖아요. 그러면 일당을 그놈이 계속 갈취를 해서 벌어먹고 살면서 또 항상 이야기할 때 전화 끝에다가 ‘아빠, 사랑해요’ 이런 말을 내가 하라고 그전에 시켰거든요. 그러면 얘가 또 그런 일이 있으면 그 말을 안 했을 건데 전화로 ‘아빠 사랑해요’ 하니까 당연히 부모로서는 잘 있는 줄 알잖아요.

◇ 김현정> 전화할 때마다 ‘아빠 사랑해요’ 하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안 하니까 모르셨던 거예요. 이 당하고 있는 상황을.

◆ 아버지> 제가 몰랐죠.

(사진=연합뉴스) 한집에 사는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20대 커플
◇ 김현정> 나중에 이 얘기를 들어보니 물류센터에서 일은 한 달 정도밖에 안 했고 그나마 그 일한 돈 일당은 다 그 커플이 뺏어갔고.

◆ 아버지> 네. 애들이 불로 지지고 할 때는 얘한테 헬스장인가를 같이 하자고 했어요.

◇ 김현정> 헬스장을 같이 차려 하자고?

◆ 아버지> 그래서 자기들이 6000만원인가 만들어줬으니까 아기한테 4000만원인가를 만들어주라고 애들이 집으로 돈을 붙여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시골에 뭔 돈이 있겠어요.

◇ 김현정> 아버지한테 돈을 붙여달라고 그랬어요? 헬스장 해야 되니까.

◆ 아버지> 네. 나중에 보니까 ‘아빠, 저 병원에 가요’ 하면 10만원, 20만원 이런 식으로 붙여주고 했는데 그 돈이 다 그 애들이 시켜서 다 뜯어간 돈이더라고요.

◇ 김현정> 물류센터 일당 뜯어가고, ‘헬스장 같이 차려야 되는데 돈 내놔라’ 해서 아버지가 집에서 조금씩 고향에서 붙여준 돈 그거 다 뺏어가고.

◆ 아버지> 그리고 또 캐피탈에서 돈을 빼가지고 그 돈도 그놈들이 가져가고.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돈을 달라는 대로 줬는데 왜 폭행을 합니까? 왜 협박을 하고요?

◆ 아버지> 시골에다 돈을 붙여주라고 하면 다른 부모들 같은 경우는 얼른얼른 붙여주는데 말을 안 들으니까 자기들이 분풀이를 아기한테 한 것 같아요. 그러면 ‘왜 맞고 가만히 있었냐?’고 하니까 엄마, 아빠는 죽여서 장기매매 해 버리고, 자기 동생은 노예로 부려먹고, 자기 형제들 다 죽여버리고, 집을 날려버리고 한다니까 아기가 피해 볼까봐 도망을 못 갔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엄마아빠는 장기매매하고, 동생은 노예로 보내고 형들은 죽이겠다고 협박하니까 이게 무서워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군요.

◆ 아버지> 그러니까 이놈이 주눅 들었나 봐요. 원래 그런 놈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알려진 걸로는 골프채로 폭행을 하고 몸에 뜨거운 물 붓고.

◆ 아버지> 그것은 골프채하고 쇠몽둥이로 친 것 같은데 거기다가 (때린) 태를 안 내려고 테이프를 감아서 그렇게 두드렸대요.

◇ 김현정> 골프채에다 테이프를 감아서 폭행을 했다고요?


◆ 아버지> 네. 그래서 코뼈 나가고 이빨 다 나가버리고. 살인보다 더 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사람이 치료를 못 하니까 냄새가 날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고름, 썩는 냄새, 염증 냄새 이런 거 나죠.

◆ 아버지> 씻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냄새 난다고 화장실에서 쳐 넣었나 보더라고요. 썩을 놈의 XX들. 그리고 물 먹었다고 두드려 패서 화장실 물 먹고.

◇ 김현정> 화장실에 수돗물 틀어 먹으면서 살았다고요?

◆ 아버지> 네. 그리고 생라면 하나 딱 하나 집어던져주고 그랬다네요.

◇ 김현정> 세상에... 그렇게 해서 3개월 만에 아들이 탈출을 해서 아버지 앞에 나섰습니다. 아버님은 아들을 보자마자 112에 신고를 했고, 그래서 가해자들을 잡게 됐는데요. 가해자들한테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우리 아들 왜 이렇게 했냐고. 그랬더니 오리발을 내밀었다고요?

◆ 아버지> 내가 여자애 녹취록까지 보냈죠.

◇ 김현정> 그 가해자 두 명 중 여성과 어머니가 통화를 한 내용을 저희한테 보내주셨는데 여기서 잠깐 그 내용을 핵심만 좀 듣고 가겠습니다.

★ 가해자 여자친구 > XX가 돈을 빌린 게 있어. 차용증도 썼고 그런데 XX 돈을 갚겠다고 해서 이제 병원을 데려가주고 기사를 주고 했는데 다 낫고 나니까 도망을 간 거야. 아니, 자기가 한 걸 왜 우리한테 그러냐니까요? 걔가 다쳐서 우리는 걔한테 돈도 못 받았다고요. 어디에 멍이 들었어요? 손도 댄 게 없거든요. 저는 XX한테.

◇ 김현정> ‘어디에 멍이 들었어요? 우리는 손을 댄 적이 없거든요’ 지금 그렇게 얘기하고 있네요?

◆ 아버지> 그러니까요. 그 여자애 하는 말이 혼자 모텔에서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붓고 있었다고.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더라고.

◇ 김현정> 스스로 뜨거운 물을 부었다?

◆ 아버지> 네. 그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런 악질도 없어요. 걔네들 나오면 제2의 피해자가 생긴다고 안 할 수가 없어요. 아들이 죽은 것만도 못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인데 다음 제2의 범행이 없을 수가 없으니까 그 애들을 엄격한 처벌을 해서 교도소에서 못 나오게 만들 정도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악랄함의 정도로 봤을 때 이게 단순폭행 정도로 처벌받고 또 쉽게 나오면 또 이런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론화를 해야겠다, 결정하셨단 말씀이네요.

◆ 아버지> 네.

◇ 김현정> 아버님 감사드리고요.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힘을 내서 아들이 얼른 쾌유할 수 있도록,그리고 조사가 철저히 되는 것까지 지켜보셔야 됩니다.

◆ 아버지> 네, 그럼요.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아버지> 네.

◇ 김현정> 평택 가혹행위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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