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사모펀드 묻지마 판매와 그에따른 피해발생을 원천적인 차단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요건 제한" 강조하다 스스로 원칙 깨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3년 12월 '자본시장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사모펀드제도 개편방안'을 통해 전반적인 규제완화 기조를 밝히면서도 투자자 요건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당시 금융위는 발표자료에서 "사모펀드는 투자위험성이 큰 점을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기관투자자 등 '사모적격투자자'에 한해 투자를 허용한다"면서 "이를 위해 사모펀드 최소투자한도를 5억원으로 설정, 개인투자자 및 비상장법인은 손실감수능력이 있는 고액자산가에 한하여 직접투자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5년 7월 개편방안이 입법화 되는 과정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최소투자한도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1억원 이상,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3억원 이상으로 대폭 낮아졌다. 금융위가 당초 밝힌 투자자 요건 제한 원칙을 스스로 무력화한 셈이다.
투자자 요건이 대폭 낮아지면서 DLF(파생결합펀드),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처럼 사모펀드 투자경험이 없는 일반투자자에게도 사모펀드가 무분별하게 판매됐고 그 결과 이들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사모펀드 천국인 미국의 사모펀드 투자자 요건만 살펴봐도 금융위가 얼마나 무리하게 투자자 진입장벽을 낮췄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은 사모펀드에 투자하기 원하는 개인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부동산을 제외하고 100만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거나, 최근 2년간 연소득이 20만달러 이상(부부 공동 30만달러 이상)인 개인 만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모펀드는 손실 위험이 큰만큼 투자자들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과 소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3년 개편방안 발표 이후 투자자 요건을 5억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규제완화 역행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규제를 두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이후 슬그머니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투자액 상향 포함해 종합적 대책 마련해야"
금융당국은 DLF와 라임펀드 사태 이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투자 요건을 1억원에서 3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는 5억원 이상)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금융관련 노조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투자자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단순히 적격투자자 금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는 것은 면피성 조치에 불과하다"며 "해외사례를 참고해서 소득기준이나 재산기준 등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 역시 "현재 투자자 진입장벽 수준으로는 앞으로도 사모펀드 사고가 계속 터질 수 밖에 없다"면서 "사모펀드 최소투자액을 5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 뿐만 아니라 투자자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투자자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