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복날 보양식, 당신은 헛것을 드셨습니다"

복날 보양식은 농경시대의 풍습일 뿐
개를 먹어야 보신? 위약효과에 불과
보양식 필요없다..우리는 이미 과영양상태
1년 내내 보양하는 우리..복날만은 쉬어라
추천 복날 보양식? 수박,자두,포도 등 과일류
삼계탕은 토종닭 써야 제맛..대추 인삼 다 먹길
냉면은 여름에 먹는 겨울 음식..겨울이 제맛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7월 13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황교익(맛칼럼니스트)


◇ 정관용> 이번 주부터 복날이 시작됩니다. 초복이 이번 주 목요일 16일, 중복이 26일 또 말복이 8월 15일. 삼복더위, 복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몸보신, 영양식, 복달임 음식 이런 겁니다. 그런데 복날 보양식 그런 거 필요 없다. 복달임 음식 먹으려면 이렇게 먹어라, 이렇게 먹자. 조언해 주시는 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오래간만에 스튜디오에 초대해 봤습니다. 어서 오세요.

◆ 황교익> 안녕하세요, 황교익입니다.

◇ 정관용> 오래간만입니다.

◆ 황교익> 반갑습니다.

◇ 정관용> 언제부터 복달임 음식이라는 풍조가 생겼어요, 우리나라에?

◆ 황교익> 농경시대부터 있었겠죠. 그러니까 농사, 논농사 특히 시작을 한 게 한 8000년 되니까 그 중간 어디 지점에서 생겼겠죠.

◇ 정관용> 왜요?

◆ 황교익> 논농사가 모내기, 5월, 6월에 모내기하고 그다음에 장마 대비해서 논둑 손보고 김 좀 매고 한 타임 조금 쉴 만한 즈음에 이게 복날이 오거든요. 그러니까 일 많이 했으니까 날씨도 좀 그렇고 하니까 좀 쉬어야죠. 그래서 개울가에 솥 걸어놓고 천렵해서 그리고 집에 주변에 돌아다니는. 요즘은 그게 혐오 음식으로 먹으면 안 되지만 개 잡아서 먹고 하여튼 그런 풍습이 이렇게 내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농경시대의 풍습입니다.

◇ 정관용> 다른 나라에도 있어요?

◆ 황교익> 비슷한 거 많죠. 그러니까 모든 농경민족한테는 그와 비슷한 추수하고 난 다음에 감사하는 거, 농사 시작하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거 이런 거 다 같이 있다라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건 추수감사라든지 농사 시작하면서 기원하는 거는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고 이런 건데 철저히 더운 여름에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이런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 이런 문화는 다른 나라에서는 잘 없는 것 같아서요. 다른 데 있어요?

◆ 황교익> 가까운 일본 같은 경우도 여름 되면 장어 먹고 이러죠.

◇ 정관용> 그러네요. 있군요. 과거에 그러면 아까 표현하신 것처럼 개장국이 주로였어요?

◆ 황교익> 우리 제주도 가면 똥돼지 이야기를 하잖아요. 돼지를 먹일 만한 사료가 없으니까 똥을 먹여서 키웠다. 이걸 육지부에서는 돼지가 아니라 똥개로 생각하시면 돼요. 가축을 키울 만한 여력이 없으니까 그런 똥개들을 이렇게 먹었다. 그러니까 복날에 맞춰서 대체로 그렇게 먹은 풍습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록은 없어요. 그런데 조선시대 이럴 때 흔히 그렇게 개장국을 먹었다라고. 최근까지도 그걸 먹고 그랬죠.

◇ 정관용> 그러다가 삼계탕의 등장은 언제라고 봐야 돼요?

◆ 황교익> 삼계탕이 등장하려고 그러면 먼저 닭을 많이 쳐야 돼요. 그러니까 예전에 시골에서 닭 한 몇 마리 키우는 이런 방식으로는 힘들죠. 대형 양계가 시작되려고 그러면 값싼 사료가 들어와야 돼요. 미국의 값싼 사료를 들여와서 사료를 만드는 양계산업이 먼저 있어야 되고요. 그리고 삼계탕을 하려고 그러면 수삼이 공급이 돼야 되거든요. 그래서 냉장설비가 있어야 되고요. 그래서 1970년대 정도 그 정도에 삼계탕이 식당에서 보양음식 이런 보양음식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 정관용> 70년대에?

◆ 황교익> 그러니까 그 이전에, 70년대에 가정이라는 교과서가 있었죠, 요즘은 없어졌어요. 거기에 보면 삼계탕이 계삼탕이라는 이름으로 등장을 해요.

복날 삼계탕 행렬 (사진=자료사진/박종렬 기자)

◇ 정관용> 삼계가 아니라 계가 먼저 나오는군요.

◆ 황교익> 계가. 주재료가 먼저 나오죠, 삼은 보조재료니까. 그 계삼탕이라는 게 등장을 하는데 그거하고 좀 유사한 이런 방식으로 흘러온. 그러니까 조선의 문헌에는 없어요.

◇ 정관용> 그래요?

◆ 황교익> 삼계탕에 대한 문헌은.

◇ 정관용> 닭은 그래도 키우고 잡아먹지 않았을까요?

◆ 황교익> 그렇겠죠. 그런데 귀했겠죠.

◇ 정관용> 귀했다?

◆ 황교익> 그래서 어쩌면 복날에 만만한 게 닭일 수도 있겠는데 개... 그렇겠죠. 그렇게 흔히 먹지는 못했을 거예요.

◇ 정관용> 개보다 닭이 귀했다?

◆ 황교익> 닭은 사람이 먹는 곡물을 먹여야 되잖아요. 돼지도 그렇고요. 그러니까 닭과 돼지는 인간하고 먹이 경합이 일어나요. 그래서 많이 못 키우고요. 그러니까 소는 많이 키울 수 있죠.

◇ 정관용> 소는 풀을 뜯어먹고.

◆ 황교익> 그렇죠. 산에서 골 베서 먹이면 되니까. 그래서 오히려 소를 많이 키웠고 닭은 잘 못 키웠어요. 개는 똥개였다고 보면 되고요.

◇ 정관용> 요즘은 장어도 또 뜨더라고요, 보양식으로.

◆ 황교익> 장어는...

◇ 정관용> 그건 일본에서 건너온 걸까요, 문화가?

◆ 황교익> 그렇다고 봐야 됩니다. 그러니까 장어가 잡혔으면 먹었을 수는 있어요, 우리 조상들이. 그런데 조선시대 문헌에 장어를 흔히 먹고 조리법이 있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써놓은 자료들을 보면 조선인들은 장어 잘 안 먹는다.

◇ 정관용> 징그러워서?

◆ 황교익> 징그러워한다. 그리고 우리 민물장어를 뱀장어라고 이름 붙이고 있잖아요. 그래서 징그러워했다고 보죠. 그런데 일본은 여름이 되면 장어를 별식으로 쳐요. 특히 바다에서 잡히는 갯장어 같은 경우에는 관서지방의 아주 계절음식, 여름음식으로 유명하죠. 그리고 우나기. 일본에서는 우나기라고 하는. 민물장어죠. 또 여름 별식으로 많이 먹어요. 그래서 장어를 지금 우리의 여름의 보양식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 황교익 씨는 복날 보양식 필요 없다.

◆ 황교익> 필요 없죠.

◇ 정관용> 헛것이다 그렇게까지 표현하셨더라고.

◆ 황교익> 지금 상태는 우리 농경생활을 했던 우리 조상님들에 비하면 우리가 영양 상태가 너무 좋거든요. 며칠 전에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20~30대에서 지금 특히 비만도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대요. 그리고 당뇨병 위험지수도 상당히 올라갔고요. 지금 우리가 많이 먹어서 문제거든요. 많이 먹는데 그걸 또 복날에 맞춰서 또 고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자 그러면 늘어나는 것은 뱃살밖에 없겠죠.

◇ 정관용> 어찌 보면 1년 내내 보양식 먹으며 사는 거 아니에요?

◆ 황교익>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복날을 없애자 이거는 저는 아니에요. 복날에 조금 먹는 음식을 달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전에 삼계탕 같은 거 한 그릇에 열량, 칼로리가 얼마나 있어요?

◆ 황교익> 저는 잘 몰라요. 하여간 많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칼로리는 잘 몰라요.

◇ 정관용> 음식 칼럼니스트가 칼로리 물어보니까...

◆ 황교익> 맛만 잘 알면 되지 칼로리까지... 식품영양학과 교수님들이...

◇ 정관용> 아무튼 높아요?

◆ 황교익> 높죠. 그래서 삼계탕은 사실 여름 한 철 간단하게 우리 복날이니까 이벤트처럼 먹자 이것도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가 과영양 상태에 있다는 것. 그래서 옛날 풍습대로 이렇게 음식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 정관용> 그런데 속설처럼 사람들이 장어 꼬리 먹으니까 확실히 기운이 나, 개장국은 확실히 달라, 다른 거랑 달라 이런 얘기들이 근거 있는 거예요?

◆ 황교익> 위약효과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 정관용> 플라시보효과.

◆ 황교익> 이런 거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질 거야 하고 생각하는 분한테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겠죠. 그런데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 정관용> 실질적으로는 그냥 지방, 단백질 뭐 이런 거죠?

◆ 황교익> 그렇죠.

◇ 정관용> 그런 거죠?

◆ 황교익> 뭐가 다르겠어요. 장어 꼬리가 뭐.


◇ 정관용> 그러니까 1년 내 과영양 상태이니 이번부터는 복날에는 먹는 걸 달리해 보자. 뭘 먹는 게 좋아요, 그러면?

◆ 황교익> 여름에 과일들 맛있는 게 많거든요. 지금 자두 아주 맛있고요. 복숭아 지금 나오는 것들 조생종들 아주 괜찮고요. 수박. 포도도 일찍 나오는 것들이 벌써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런 과일류들을 오히려 더 많이 챙겨먹는 게 오히려 복날에 더 맞지 않을까. 예전에 복날에 저희 집에서 어머니가 수박 한 통 이렇게 사와서 화채 같이 먹고 했던 기억들이 있거든요. 사실 복날 음식 중에 화채류 같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로 시원하게 보내보는 것도 더 낫지 않을까.

◇ 정관용> 그런데 현대인들은 삼계탕 아주 푸짐하게 먹고 그다음에 과일 먹죠.

◆ 황교익> 삼계탕이라고 하는 음식이 안에 닭이 한 마리 이렇게 들어가 있는 게 한 20일짜리 닭이거든요.

◇ 정관용> 어린 닭이죠?

◆ 황교익> 아주 어린 닭이죠. 지금 우리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먹는 것 그게 한 30일 닭 정도 돼요. 그러니까 거의 병아리 수준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게 맛이 없어요, 사실. 닭 맛이. 기왕에 닭을 하나 먹겠다 그러면 좀 크게 키운 것들. 육계도 한 40일 이상 키운 것은 국물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좀 크게 키운 닭들 이렇게 먹을 필요가 있죠. 그러면 맛있죠.

◇ 정관용> 거기에 그런데 인삼하고 대추 들어가는 거 그건 어때요?

◆ 황교익> 먹어야죠. 그릇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다 먹으라고 있는 겁니다. 뼈 같은 거 빼고 난 다음에는. 그러면 그거 먹어야죠. 그게 뭐가 들어가 있다고 빼고 이렇게 하시는 분들 있더라고요. 그거 먹는 겁니다.

◇ 정관용> 인삼도 대추도 다 먹어야 된다. 국물도 싹 먹어야 몸보신에 좋다.

◆ 황교익> 칼로리를 생각하셔야죠. 그다음에 염도.

◇ 정관용> 국물에는 염도가 높죠.

◆ 황교익> 염도가 높죠. 그래서 지금 염도 줄이기 정부에서 많이 해서 줄기는 많이 줄었어요. 그런데 보통 하루에 필요한 게 소금 5g 정도 필요한데 우리가 한 13g 먹는다 그러거든요.

◇ 정관용> 거의 3배네요?

◆ 황교익> 너무 뜨거운 것들 이런 음식은 너무 뜨거우니까 입에서 간을 잘 못 느껴요. 그래서 삼계탕 같은 거 팔팔 끓잖아요. 그 상태에서 드시지 마시고 숟가락 꽂고 한 5분 기다렸다가.

◇ 정관용> 식혀서?

◆ 황교익> 식혀서. 그럼 염도가 좀 느껴져요. 맛이 더 정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이왕 삼계탕을 좀 먹고자 하면 아주 어린 닭, 병아리 수준 닭 말고.

◆ 황교익> 큰 닭으로.

◇ 정관용> 큰 닭을 좀 사다가 여러 사람이 같이 끓여서 나눠 먹는.

◆ 황교익> 그렇죠. 닭죽이라고 그러죠. 이렇게. 큰 닭, 우리 국물 좋아하잖아요. 국물이 맛있는 닭으로. 요즘 토종닭이라고 불리는 것들. 정부에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만든 우리닭이라든지 이런 국물 맛있는 닭 종류가 있거든요. 이런 것을 제대로 키운 데서 한 마리 제대로 끓이면 정말 맛있죠.

◇ 정관용> 그런 품종이 따로 있어요? 국물 맛있는 닭 품종이?

◆ 황교익> 지금 우리가 먹는 육계 그러니까 치킨으로 먹는 거 이게 서양에서 품종 개량한 거거든요. 이 닭들은 굽거나 튀기는 데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어요. 그래서 끓이면 살이 약해요, 푸석푸석 부서지고요. 그리고 국물 맛도 좀 덜해요. 그래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한 15년 동안 국민 세금으로 만든 품종 닭이 우리맛닭이라는 게 있어요. 그 닭은 국물 내기에 그리고 닭이 우리가 토종닭이라고 그러면 약간의 쫄깃함 같은 게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 맛을 내죠. 그리고 그 외에 한협 3호니 기타 등등 토종닭이라고 불리는 닭들이 있어요. 그런 닭들은 대체로 국물 내기에 적합한 닭이라고 보면 돼요.

◇ 정관용> 시장에 가면 구별해서 살 수 있어요, 금방금방?

◆ 황교익> 한협 3호는 크게 많이 팔려요.

◇ 정관용> 한 뭐요?

◆ 황교익> 한협 3호.

◇ 정관용> 한협.

◆ 황교익> 3호.

◇ 정관용> 왜 이렇게 이름이 어려워요? 무슨 뜻이에요, 이게?

◆ 황교익> 모르겠어요. 그런데...

◇ 정관용> 뭐 이렇게 모르시는 게 많아요?

◆ 황교익>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죠.

◇ 정관용> 한협. 한국협동조합 1호, 2호, 3호 이런 건가요?

◆ 황교익> 그렇겠죠. (사실은, 한협축산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개발은 축산과학원(정부)에서 하고 한협축산은 실용계로 팔릴 수 있도록 종축을 판매합니다)

◇ 정관용> 한협 3호.

◆ 황교익> 그래서 토종닭이라고 적혀 있는 것들은 대체로 국물이 맛있는 닭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그냥 닭 크게 키웠다기보다는 그런 닭이 필요합니다.

◇ 정관용> 삼계탕 이왕 먹으려면 그렇게 먹어라. 그리고 과일을 많이 먹어라, 복날에는. 그게 오히려 좋다.

◆ 황교익> 그렇죠, 농민도 돕고요.

◇ 정관용> 또 여름에 많은 분들이 냉면을 즐겨 먹잖아요. 그런데 냉면은 여름 음식이 아니라면서요?

◆ 황교익> 겨울에 맛있죠.

◇ 정관용> 왜요?

◆ 황교익> 일단 메밀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수확을 하잖아요. 뭐든지 햇곡식이 맛있죠. 햅쌀이 맛있고 햅콩이 맛있고 똑같습니다. 메밀도 햇메밀이 맛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봄 지나서 여름 들어오면 메밀의 질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겠죠. 물론 냉장 보관하고 이러면 괜찮게 보관이 되겠지만. 그리고 거기에 더해지는 게 소고기 국물. 소도 겨울 소가 맛있어요. 그리고 동치미가 있어야 되잖아요. 동치미도 가을무, 겨울무 이걸로 담가야 맛있어요. 여름에 동치미 담그면 이상하게 겉떠요. 그래서 냉면을 맛있게 먹으려고 그러면 겨울에 이렇게 11월달부터 한 1월 사이, 2월 이 정도. 이때 맛있죠.


◇ 정관용> 춥잖아요.

◆ 황교익> 추우니까 더 맛있죠.

◇ 정관용> 추운데 차가운 거 먹으면 속 차가워지고.

◆ 황교익> 뜨뜻한 온돌방에 앉아서 그걸 차가운 냉면 한 그릇 딱 이렇게 먹는 게 그게 풍미 있죠. 그런데 여름냉면은 이상하게 맛이 맹탕인 것 같고.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여름냉면은 좀 그래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냉면... 더운, 땀 흘리고 그러니까 시원하게 국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 황교익> 있기는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여름에 먹으면 안 된다는 거 아니죠?

◆ 황교익> 여름에 먹는 겨울 음식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 정관용> 평양냉면이에요, 메밀로 만든 건. 함흥냉면은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거고.

◆ 황교익> 함흥냉면이라는 말이 잘못.

◇ 정관용> 냉면이 아니죠?

◆ 황교익> 냉면이 아니죠. 녹말국수죠.

◇ 정관용> 메밀로 된 평양냉면을 맛있게 먹는 법만 알려주시면.

◆ 황교익> 맛있게 먹는 법? 이게 맛있게 먹는 법 이야기했다가 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옥류관에서는 그렇지 않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지금 우리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넣는 거 이게 그냥 버릇처럼 이렇게 넣어요. 그런데 애초에 겨자와 식초가 왜 필요했었는가 그거를 생각을 해 봐야 돼요. 예전의 소는 누린내가 심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누린내가 거의 없어요, 한 삼십몇 개월 키우고요, 수소 다 거세하고요.

◇ 정관용> 안 넣는 게 좋아요?

◆ 황교익> 그렇죠. 누린내가 없는 국물이니까 굳이 그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겨자, 식초 넣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 정관용> 그냥 순수하게 그 맛을?

◆ 황교익> 그렇죠. 소고기 국물을 내려고 냉면집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돈을 들이거든요. 그 아까운 국물을. 겨자, 식초 미리 넣지 마시고 맛없으면 넣으세요.

◇ 정관용>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교익>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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