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영결식에서 조사를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라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한 인간의 죽음은 아무리 평범하고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애도받을 일"이라며 "오늘 수많은 서울시민과 주민들,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한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을 두고 "끊일 줄 모르고 샘솟는 창의적 발상과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하는 실천력과 헌신성에 항상 놀라고 탄복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당신의 죽음 자체가 많은 성찰을 낳고 있다"며 "애도에 수반되는 이런 성찰과 자기비판이 당신이 사는 동안 일어났고 당신이 빛나게 기여한 우리 사회 엄청난 변화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사를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도 애도를 표했다.
이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살아왔다"며 "내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 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 변호사에서 시민 운동가, 시장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은 너무나 크다"며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남은 일은 뒤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당신이 그토록 애정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돕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은 "제대로 된 위로 못한 채 고인의 손 놓아주려 하니 먹먹하다"며 "이제 서울시는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시민대표 등 각계인사 100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묵념과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했다. 고인의 지난 발자취가 담긴 추모영상이 상영됐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추모곡도 연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