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상원 법사위원장은 스톤의 기소를 결정한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증언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비선 참모로 활동했던 정치컨설턴트 스톤의 복역을 앞두고 10일 그에게 선고된 40개월의 징역형을 감형해 복역을 피하게 했다.
12일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 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윗에서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부패: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의 형을 감형하다"라고 비판했다.
팻 투미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연방 범죄에 관용을 베풀 수 있는 법적, 헌법적 권한이 있지만 "이 권한은 현명하게 그리고 매우 드물게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이름만 공화당(RINO·Republican In Name Only)"이라고 이들을 비난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등이 2016년 당시 자신의 선거캠프를 불법적으로 감시했으며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는 거짓말이 포함돼 있다고 맞대응했다.
◇민주당 '국가 안보의 위협'…트럼프에 십자포화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의 측근 감형논란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감형 조치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은 충격적인 부패지만, 나는 이게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국민이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톤 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은 러시아 유착에 관한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위한 활동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톤의 위증, 증인매수 혐의에 대해서는 "국민은 이것이 단지 의회에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미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감형 결정은 법치주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나라의 법치를 아끼는 사람은 누구나 의회에 고의로 거짓말하고 대통령을 위해 범죄를 은폐하고 증인을 위협하고 수사를 방해한 사람의 형량을 대통령이 감형했다는 사실에 역겨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친구와 공범들은 다른 기준이 적용돼 처벌받지 않고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상원 법사위가 스톤의 기소를 결정한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의회 증언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의 '친 트럼프' 중진인 그레이엄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이 뮬러 특검의 의회 출석과 증언을 요청했다"며 "그 요청은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뮬러 특검이 스톤 감형에 비판적 입장을 밝힌 워싱턴포스트 기고 글을 거론하며 "뮬러 특검은 수사를 기꺼이 옹호할 용의가 있으며 또한 그럴 능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뮬러 특검은 전날 워싱턴포스트 기고글에서 "수사가 불법적이고 동기가 부적절했다는 주장과 스톤이 희생자라는 주장 모두에 대응해야 한다고 느꼈다"며 "스톤은 연방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당초 뮬러 특검의 의회증언에 부정적이었으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그레이엄 의원 측은 뮬러 특검에 대한 공식 요청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증언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뮬러 특검은 의회에 수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7월 하원 정보위에서 증언한 이후부터는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았는데, 유죄 판결을 받은 스톤에게 대통령이 감형 결정을 내리자, 전날 언론 기고글을 통해 스톤은 중죄인이라며 처벌의 정당성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