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상담소 "박원순 서울시장장·시민조문소 반대"

서울시장장·장례위원 모집·시민조문소 설치 반대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수사협조했어야"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확산 우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여성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가 10일 故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 장례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여성계에서 처음으로 나온 입장이다.


성폭력상담소는 이날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은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해당 제목은 박 시장이 2000년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여성법정에 남측 검사로 참여했던 당시 했던 발언에서 따온 것이다.

성폭력상담소는 "박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말하기와 듣기에 동참하여, 진실에 직면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지만,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며 "지난 8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등으로 고소됐고, 이에 대한 조사와 수사 협조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그러면서 "서울시의 5일간의 대대적인 서울특별시 장, 장례위원 모집, 업적을 기리는 장, 시민조문소 설치를 만류하고 반대한다"라며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시간과 사회가 이것을 들어야 하는 책임을 사라지게 하는 흐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2차 피해에 대해 경계했다. 일각에서 피해자에 대한 신상털기 등에 나선 점을 우려한 것이다.

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를 비난하고 책망하고 피해자를 찾아내는 2차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상담소는 약자의 곁에서, 이야기되지 못해온 목소리에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한다"며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죽음이 비통하다면 먼저 해야 할 것은 그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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