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2급 이상의 고위 공직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매각하라고 당부한 것이 그 시작이다.
CBS노컷뉴스는 18개 중앙행정기관의 장·차관 41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발행된 관보에 게재된 공직자 재산공개현황과 이후 변동 내역을 취재해 다주택 보유 장차관들에게 처분 계획을 물었다.
◇41명 가운데 12명, 오피스텔 또는 별도 집 보유
취재 결과 41명의 장차관 가운데 12명은 실거주 용도로 쓰이는 주택 외에 사무실용 오피스텔이나 별도의 집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도 의왕에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고, 세종의 주상복합용지 건물에 아파트 분양권을 가지고 있다. 배우자 또한 서울 마포구에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다.
김용범 차관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 중인 서울 서초구 아파트 외에 배우자가 갖고 있던 서대문구 단독주택 지분 25%가 지난 9일 장모에게 증여됨으로써 1주택자가 됐다. 해당 주택 지분은 배우자의 부친, 즉 김 차관의 장인이 별세하면서 배우자 형제들에게 공동으로 상속된 유산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본인이 서울 관악구에 다세대주택, 배우자가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일부 지분을 갖고 있고 서대문구 단독주택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에는 가족들이 살고 있다고 전해졌는데, 강 장관은 아직 처분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기도 수원에 아파트가 있고 사무실용으로 임대를 준 오피스텔이 있다. 이외에 작가인 배우자 명의로 돼 있는, 경기도 양평의 작업실용 근린생활시설까지 모두 3채가 있다. 박 장관도 별다른 처분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고기영 차관 또한 주택과 오피스텔을 보유한 2주택자인데 정부 방침에 따라 한 군데는 처분할 방침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용산구에 아파트 분양권과 오피스텔을 같이 가지고 있다. 박 장관은 이 가운데 오피스텔에는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며, 이를 업무용으로 쓰고 있다는 취지로 정부에 소명했다고 한다.
윤종인 차관은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와 세종의 아파트 분양권을 함께 가지고 있다. 다만 아파트 분양권은 2021년까지 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취재진에 전해 왔다.
◇가족이 살거나 해외 생활용 집 보유, 난처해하기도…
장차관 본인 외에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어 처분 촉구 방침에 난처해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에 단독주택이 있고 배우자는 일본 도쿄에 아파트 하나, 종로구에 오피스텔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도 서울 양천구와 대전에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장관의 배우자가 대전의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은퇴하는 대로 이를 처분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웨덴 세계해사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장관에 임명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에 아파트 한 채가 있고 스웨덴 현지에도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문 장관은 스웨덴 생활을 아직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본인이 서울 서대문구와 충북 청주에 단독주택 한 채씩, 배우자가 서초구에 아파트 한 채까지 모두 3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대문구의 단독주택은 처분을 결정하고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 팔리지 않았고, 청주와 서초구에는 각각 배우자와 자녀가 살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