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반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티켓 배부를 시작한 낮 12시 30분 이전부터 각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언론사 등 취재진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시사회도 '아이맥스' '4DX' 등 특수관과 일반관 등 세 개 스크린에서 나뉘어 진행하는 등 '반도'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반도'는 '부산행'(2016)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배우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한다.
연 감독은 '부산행'으로 지난 2016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올해도 '반도'로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가 '반도'에 주목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이미 대만, 싱가포르, 홍콩,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185개국에 선 판매됐다.
영화 속 공간은 낯설지만 소품이나 음악 등은 익숙하다.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들을 넣고, 어느 정도 현실성을 부여하고자 한 연 감독의 그림이다. 또한 영화 속 631부대가 머무는 장소를 보면 좀비 영화의 걸작으로 불리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이 떠오를 것이다.
또한 'K-좀비'라는 말을 만든 '부산행'의 속편으로서 '반도'에도 다양한 좀비가 등장한다. 연 감독이 포인트마다 좀비들의 동작과 콘셉트를 부여한 만큼 이를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KTX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반도라는 땅 자체가 배경이 된 만큼 액션의 스케일도 커졌다. 폐허의 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카체이싱도 볼거리 중 하나다.
이에 관해 정석 역의 배우 강동원은 "감독님이 그리고 있는 비전이나 생각들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부산행'과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합리적인 인물이자 재난 상황을 맞으며 인간에 대해 여러 가지 실망감을 느끼고 염세적인 측면도 생겼다. 잘 훈련된 군인이긴 하지만 히어로 같은 캐릭터는 아니다"며 "희망을 잃고 살아가다가 민정(이정현)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다시 희망을 찾아가게 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연 감독은 "주인공 정석도 사실 이런 영화에 걸맞은 주인공처럼 어마어마한 임무나 대의를 가지지 않은 보통 사람"이라며 "대부분의 캐릭터도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부산행'과 배경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김 노인 역의 권해효는 "나는 이 영화를 기본적으로 희망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 소통이 단절됐다고 하는데, 할아버지와 아이들이 가족으로 만들어지면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습이 내 캐릭터 자체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기성세대로서 젊은 세대에게 미안함도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아 준이(이레)와 유진(이예원)을 돌보며 김 노인과 함께 살아가는 민정 역은 이정현이 맡았다. 그는 "민정 캐릭터는 모성애 때문에 폐허의 땅에서 살아남은 것 같다. 아이 때문에 살아가고, 또 강인하게 살아서 반도를 빠져나가려는 인물"이라며 "그런 민정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살아가고, 살아남으려 하는 욕망이 민정과는 다른 결로 발현되는 인물들도 나온다. 그중 하나가 서 대위다. 서 대위 역의 구교환은 "서 대위는 욕망을 가진 사람의 불안한 직진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