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홍빈 "한국 코로나가 전파력 6배? 명백한 오보"

코로나 공기전파?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
변종 코로나, 전파력 높아졌다는 근거 아직 없어
장기화는 필연적, 이제 첫 고비 겨우 넘긴 단계
최선의 시나리오로도 내년 말까지는 이어질 듯
등교 문제, 감염 어느 정도로 차단할지 합의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홍빈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얘기 하면서 우리가 제일 많이 한 얘기가 뭔가요? 바로 2m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었죠. 왜냐, 이 바이러스는 입자가 꽤 커서 침방울, 그러니까 비말로 전파가 되고 또 무겁다 보니까 멀리 못 날아간다. 많이 가야 2m다. 이런 거였죠.

그런데 며칠 전 WHO가 공기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공기 전파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비말 전파, 공기 전파, 이거 뭐가 다른 거지? 또 얼마나 심각한 거야? 게다가 변종이 나왔다던데 그러면 변종이라서 공기 전파가 가능해졌다는 얘기인가? 이런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군요.

그래서 차분히 좀 짚어보려고 이분을 모셨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만나보죠. 김홍빈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홍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의 아주 초기 예측부터 전부 다 그대로 맞아떨어져서 이제는 또 무슨 예측을 하실까 궁금하기도 하고 겁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선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 김홍빈>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침방울로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게 일반적인데요. 홍역이나 수두, 결핵, 이런 병들은 공기 중에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들이 떠다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칼로 무 자르듯이 딱 구별되는 건 아니고요. 비말, 에어로졸, 공기 전파, 이 세 가지가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노출되느냐에 따라서 대부분은 비말이지만 때로는 에어로졸이나 공기 전파의 형태로 옮겨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비말 전파다, 이게 일반적이고요. 만약에 이게 공기를 통해서 전파된다면 홍역처럼 주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돼야 되거든요. 그러면 예를 들면 우리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다니면서 공기 중에 오염이 된다면.

◇ 김현정> 둥둥 떠다닌다면.

◆ 김홍빈> 네.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비말, 에어로졸, 공기 전파 세 가지가 다 복합적인 거지 딱딱 무 자르듯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하셨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지만 지금 유럽에서는 하루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다 보니까 이거는 도저히 비말 전파로만은 설명이 안 된다 해서 에어로졸 얘기, 공기 전파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건데 그럼 그쪽의 환경하고 우리 환경이 달라서 그렇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홍빈> 아니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이를 테면 특정 공간 안에서 오랜 시간 동안 밀폐돼 있고 환기는 제대로 안 되고 같이 합창을 한다거나 아니면 큰소리로 떠들면서 그 안의 사람들이 노출될 수 있다면 2m보다는 조금 넓은, 먼 공간까지도 바이러스들이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그런 사례들이 그동안에도 몇 차례 있었고요. 제일 대표적인 게 구로 콜센터처럼 그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긴 한데 그걸 마치 일반화해서 모든 경우에 에어로졸이나 공기로 전파될 거다 이렇게 옮겨가기 시작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마스크 착용도 소용이 없는 거고 손 위생도 소용이 없는 거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건데요.

마스크 착용하고 손 위생하고 기침 예절 지키면서도 잘 관리해 왔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그런 부분들도 강조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저는 100 중의 1%까지 모든 걸 찾아서 다 잘하면 좋겠지만 중요한 부분에 더 집중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는 못 하겠지만 그런 건 아주 특수한 환경, 예외적인 경우에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은 주의해야 된다, 이렇게 접근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100 중의 하나라고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1%의 가능성, 그걸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지 그게 굉장히 다른 흐름처럼 온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홍빈> 네.

◇ 김현정>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최근 대전과 광주에서 퍼진 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구에 그 바이러스와는 다른 형태다. GH그룹 유형의 변종 바이러스다. 말이 좀 어려워서요. 이게 뭐가 달라졌다는 겁니까?

◆ 김홍빈> 처음부터 이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잘 생긴다. 그런 건 이미 잘 알고 있는 거고요. 그런 돌연변이가 생긴 것 중에 그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부착해서 세포 내로 들어가는 능력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바이러스보다는 조금 더 뛰어나게 바뀌었다. 현재 알려진 사실은 거기까지고요. 그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잘 부착해서 들어간다는 것과 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잘 전파된다는 건 좀 다른 건데.

◇ 김현정> 그래요?

◆ 김홍빈> 네, 논문에는 잘 부착된다, 잘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표현이 돼 있지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더 잘 된다 이렇게 표현돼 있지는 않고 그 두 가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다른 자료로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되게 중요한 부분이네요. 지금 상당히 많은 보도에서 GH그룹 유형의 변종 바이러스는 전파가 잘 된다 그래서 이번에 대전하고 광주에서 그렇게 확 퍼진 거다 이렇게 보도들이 많이 됐는데 지금 말씀 들어보니 전파력이 전보다 더 뛰어나진 게 아니라 일단 전파된 후에 몸으로 파고드는 그 능력이 더 뛰어난 바이러스다 그 말씀이세요?

◆ 김홍빈> 네. 그런데 어디에서 무슨 근거로 전파력이 몇 배 뛰어나다고 이야기가 나온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이거 되게 중요한 부분이네요. 알겠습니다. 그 부분 정리됐고. 또 하나 궁금한 거. 애초에 얘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잘 생긴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러면 돌연변이, 변종은 계속해서 나오는 건가요?

◆ 김홍빈>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치료제나 백신 같은 것도 개발해 봤자 또 변종 나오면 소용없고 이런 건 아니에요?

◆ 김홍빈> 충분히 그럴 위험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돌연변이가 백신에 타깃이 되는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효능이 떨어질 테고 그렇지 않은 덜 중요한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효과를 유지할 수 있을 테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백신과 치료제가 현재는 아주 효과가 좋은 것들이 개발될 수 있겠지만 돌연변이가 계속 생긴다면 그것도 100%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테면 저희가 매년 겪고 있는 인플루엔자를 생각해 보면 조금씩 돌연변이가 생기다가 특정 부위에, 아주 중요한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상당히 큰 유행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돌연변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위에 생긴다면 그렇게 큰 유행이 생기지 않고 소규모로 끝날 수 있거든요. 그런 걸 저희가 매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돌연변이가 어떤 위치에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서 나타날 영향이 아주 클 수도 있고요. 아니면 미미할 수도 있고 그건 저희가 예측할 수가 없죠.

◇ 김현정> 굉장히 무서운 말씀을 지금 차분하게 해 주고 계십니다. 서울대학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교수님, 그러면 큰 그림을 그려봤을 때 우리가 지금 어디쯤 서 있는 겁니까? 예를 들어 산이라고 한다면 중턱까지 온 건가요? 뭐 절정을 찍은 건가요? 내려오고 있는 건가요? 어디쯤이라고 보세요?

◆ 김홍빈> 전 세계적인 감염자 규모나 우리나라의 지금까지 6개월 간의 상황을 보면 저는 이제 시작을 조금 더 지났다. 첫 고비는 넘겼다 정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정점에 다다르려면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산의 초입이에요?


◆ 김홍빈>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집단면역이 생겨야만 이 바이러스가 더 이상 큰 유행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던 걸 생각해 보면 이제 첫 고비를 넘어서 다음 고비를 잘 준비해야 될 시기라고 생각하지 이게 지금 어떤 정점에 다다랐다거나 그 정점에 가까이 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소소하다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지만 정말 궁금한 질문 이런 거 있어요. 언제쯤 그럼 과거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를 들어서 자유롭게 해외여행 가고 배낭여행 가고 그러던 때로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어떤가요?

◆ 김홍빈> 적어도 1~2년 내에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능력을 따져보면 집단면역이 전 인구의 60% 이상이 되어야만 대규모 유행이 안 생길 거다, 그렇게 예측을 하고 있고.

◇ 김현정> 그래야 연결고리가 끊어지니까.

◆ 김홍빈> 네, 그걸 좀 앞당길 수 있는 게 백신이 개발되는 건데요. 아주 좋은 결과를 가지고 나온다고 해도 금년 말, 내년 초거든요. 거기에 그 백신이 안전하기도 하고 효과도 있다고 증명되면서 대량 생산이 돼서 인류에게 접종이 되고 그렇게 해서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까지 따진다면 내년 까지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21년 말하자면 말까지 내년 까지는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라는 좀 냉철한 학자의 말씀.

◆ 김홍빈> 그 이후에도 과연 돌아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장밋빛 시나리오를 그렸을 때가 내년 말이에요?

◆ 김홍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게 다 완벽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말까지는 쉽지 않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당장 아이들이 학교 가는 문제 같은 게. 이제 학부모들은 떠오르실 거예요. 이번 1학기, 한 학기 동안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여름방학 끝나고 나면 2학기에는 뭐가 좀 되겠지, 그건 아니네요?

◆ 김홍빈>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고 또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거냐에 고민이 녹아들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모든 인류가 어느 정도 감염돼야 이 유행이 끝날 수 있는데 학교에서 단 한 명도 생기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앞으로 몇 년 내에 학교에서 대면 교육 하는 건 어려울 테고요. 환자들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 규모를 최소화해서 피해를 줄여보겠다라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범위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겠죠.

그걸 학생이나 학부모나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고 할 수 있겠느냐. 그 부분은 서로 논의해서 합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단 한 명의 학생도 감염되면 안 된다. 생길 수 없다, 이렇게 전제하고 시작한다면 학교 문을 열고 대면교육을 하는 건 몇 년 내에는 쉽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몇 년 내에 쉽지 않다. 종합을 좀 해 보자면 결국 장기화는 기정사실인 것 같고요. 장기화에 대한 우리 대책들을 꼼꼼하게 냉철하게 수립해 가야 하는 그런 단계로 보면 되겠습니다.

◆ 김홍빈>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개인들이 할 일, 마스크 잘 착용, 거리두기, 손 씻기, 이건 공기 전염이라는데 이제 그만두자가 아니라 계속 잘 지켜야 한다는 거 분명할 거고요.

◆ 김홍빈> 네.

◇ 김현정>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김홍빈>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최고권위자입니다. 김홍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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