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비친 故 최숙현 "스포츠 한국 성적지상주의 그림자"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24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장)


◇ 정관용> 외신에 보도된 우리 모습 살펴보는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임상훈> 안녕하세요?

◇ 정관용> 세계무역기구 WTO 신임 사무총장 입후보 마감이 오늘까지였죠. 우리나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국내에서는 한번 해볼만 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국제사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 임상훈> 네, 현재 한국,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몰도바 그리고 케냐까지 이렇게 6개 나라에서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유력한 주자 중 한명이었던 아일랜드 출신 필 호건 EU통상집행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혼전양상을 보인다, 이렇게 국제사회는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WTO사무총장의 직접적 권한은 거의 없고 성공 여부는 미국, 중국, EU의 신뢰를 얻는 데 달려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세계 무역의 이 세 개의 축 사이에서 어떻게 정치력을 발휘하느냐의 문제라면서 유력 후보였던 필 호건 EU통상집행위원이 당초 기대했던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고, 유럽 국가들도 WTO의 수장이 꼭 유럽인이 되야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동력을 상실했던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즈는 전했고요. 아프리카 국가에서 배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프리카라면 나이지리아, 이집트?

◆ 임상훈> 예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역순회차원에서 아프리카가 배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다만 두 나라가 출마를 하면서 단일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약점으로 외신들에 의해 지적되고 있고요. 멕시코는 현재 OECD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고, 그런 점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가능성도 있는데, 일본언론은 나이지리아의 후보를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7일자 요미우리 신문은 역대 WTO사무총장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장관급이 맡았다면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 웨어라 후보를 말하고 있는데요. 재무장관 출신이고 세계은행 이사도 역임하는 등 국제적 지명도가 높다는 점. 첫 아프리카 출신이자 첫 여성이라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요미우리는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멕시코 헤수스 세아제 외무차관은 무역전문가로서의 경력을 내세우는데 한국과 수출관리 강화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일본 정부가 유명희 본부장의 출마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거리라고 전했습니다.


◇ 정관용> 코칭 스태프의 가혹한 행위를 당하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보도도 외신에서도 다뤄졌겠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여러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미국의 언론들도 많이 보도했고, 유럽 언론들도 관심있게 보도했습니다. 프랑스 RTL을 모기업으로 하는 벨기에 RTL은 2일 보도에서 그동안 최숙현 선수가 수차례의 고발에도 자신의 요구가 무시되면서 비관해 왔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지난 4월에도 자신의 상황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한체육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서 이러한 가혹행위가 한국 사회에서 만연할 수 있었음을 암시했습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 역시 관련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은 올림픽에서 10위권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그렇게 되기 위한 엄청난 경쟁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고 성적 제일주의로 인해 빈번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에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2관왕이었던 심석희 선수 역시 코칭 스태프로부터 성추행과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일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동 성 착취물 거래 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를 미국에 송환하지 않기로 한 최근 법원의 판결, 국내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는데, 외신에서도 보도가 나왔다고요.

◆ 임상훈> 그렇습니다. 영국의 BBC가 6일 보도를 통해 한국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미국의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재판부는 피의자 손정우를 미국으로 인도할 경우 한국 수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같은 내용의 미국 뉴욕타임즈는 역시 6일자 보도에서 미국 송환 요구를 기각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미국 송환이 한국 성범죄 단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관련 단체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한국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언론 보도는 아니지만 BBC 서울 특파원인 로라 비커 기자가 이번 형량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한국 검찰은 너무 허기진 나머지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는 1년 6개월이라는 실형을 구형했고,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도 동일한 형량을 받았다"고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습니다.

여성의당이 7일 서울고등법원 동문 앞에서 손정우 미국 송환 거부 서울고법 형사 20부 재판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정관용> 국내에서도 그 지적을 하는 여론이 상당히 있었잖아요. 생계형 범죄와 아동 성착취 범죄가 비슷한 처벌을 받는다는 게 국민상식에 납득이 가느냐… 그런데 서구 언론인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군요?

◆ 임상훈> 그렇습니다. 물론 계란을 훔친 범죄의 경우 과거 범죄 경력 등을 고려한 검찰의 구형이었고, 또 아동 성착취 범죄는 재판부의 최종 판결이라는 점에서 다르기는 하지만 공교롭게 같은 형량이 비교되면서 영국 언론인에게도 이해하기 어렵게 비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가끔 서구 사회를 포함한 다른 문화권이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의 법체계, 또는 사회규범이나 습관 등 가운데에는 문화적 상대성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지만, 반대로 서구인들에게고 또 우리 국민들에게도 모두 상식처럼 보이는데 한국 법조계에서만 달리 보고 있는 사안들이 있는데 이번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 같습니다.

◇ 정관용> 문화적 상대주의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죠.

◆ 임상훈> 조금 전 스포츠계의 고질적 관행인 폭력에 관한 문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불감증, 이런 것들은 우리 국민 일반 상식에서도 용납이 안되는 보편적 도덕가치들인데요. 특정 직업군 내부에 유지되고 있는 국민 상식에 반하는 관행적 퇴행들, 이런 것들은 더 이상 특정 상황논리로 용인되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또 다른 이야기 들어볼까요?

◆ 임상훈> 산업분야 소식인데요. 전기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의 수요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죠. 그런데 지금 도로에 많이 보이는 배터리 충전식 전기차 말고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켜 구동을 하는 미래형 전기차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영국의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이번주 보도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이야기인데요. 배터리로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류를 생성해 동력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서 배기가스가 없고 긴 배터리 충전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코노미스트지는 현대차에서 개발 중으로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 그룹에 속하는데, 앞으로 수소를 이용한 동력은 단지 자동차 제조사에 해당하는 일만은 아니라면서 버스, 대형 트럭, 선박, 항공기를 움직일 수단으로도 거론되고 있고 난방원으로도 대체 논의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정관용> 겨울철 난방에도 수소 전력이 사용될 수 있다?

◆ 임상훈> 그렇습니다 난방분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이유가 기존의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파이프라인 같은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부분은 호주 영국, 독일 등 다수의 국가가 시험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고, 관련 물질, 부품도 저렴해져서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분야의 라이벌 선두 업체가 한국의 현대 그리고 일본의 도요타인데, 이코노미스트지는 앞으로 자동차 차원이 아니라 당장은 선박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잦은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현대차에 탑재되는 것과 같은 연료전지로 선박 운항이 가능하다고 최근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가 조사 끝에 결론지었다고 이 주간지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 분야의 성장은 커질 수밖에 없고 2050년에는 지구 전체 에너지의 18%가 수소로 얻어지게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 정관용> 문화계 소식도 있어요?

◆ 임상훈> 지난번에 BTS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미국 정치 한복판에 스며들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그 후 이러다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불이익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해주시는 분들 많았는데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BTS가 이번에 또 하나의 신기록을 수립했는데요. 지난 6일 기준 애플의 음악 미디어 아이튠즈의 톱 싱글차트에 따르면 104개 지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고 하는데요. 네팔, 짐바브웨, 카보베르데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1위 깃발을 꽂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아델이 102개국 아이튠즈 톱 송 1위 기록을 5년만에 경신한 것이라고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는 전했는데요. 그로부터 이틀후 8일 역시 BTS의 멤버인 뷔가 솔로 아티스트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미국의 문화 매거진 헤드라인 플래닛에 따르면 뷔의 Sweet Night이 103개국에서 1위로 솔로 아티스트로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아델이 지난 2015년 Hello로 기록한 102개국 1위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럼 '뷔'는 솔로로 신기록 경신하고 그룹 멤버로도 신기록 경신하고, 두 개의 기록을 보유하게 됐네요?

◆ 임상훈> 그런 셈입니다. 특히 주요 팝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1위를 한다는 것도 힘든 일인데, 한국 아티스트 중에서는 과거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영국과 미국 동시 1위를 한 적이 있었고, 이번이 두번째인데다가 전세계 1위 국가 수로 신기록을 세우게 된 겁니다.

◇ 정관용> 대단합니다. 그리고 김치에 관한 소개가 있었다고요? 김치는 이제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요?

◆ 임상훈> 사실 많이 알려졌죠. 그런데 최근에 미국 뉴욕타임즈에 김치에 대한 소개가 실려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제목이 특이합니다. "김치를 동사처럼 생각하라"는 내용입니다. 보통 김치는 명사로 취급을 하죠. 그런데 김치는 동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면 지금까지 한국 음식 가운데 영어사전에 등재된 단어가 고추장, 불고기, 소주 등이 있는데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김치는 한식 밥상에 올라온 어느 음식보다 큰 세계를 내포하는 포괄적 용어라는 겁니다. 포괄적인 이유가 재료가 무엇이든, 그것이 배추건, 무우건, 다양한 풀 종류건 심지어 토마토가 됐건 무엇이든 김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대상을 김치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일련의 요리 방식이 김치라는 건데요. 그래서 명사로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을 동사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김치를 먹을 때 와인을 곁들이면 좋은데, 단맛이 나는 와인은 피하고 입을 개운하게 해줄 수 있는 신맛의 와인이 김치와 어울린다고 이 신문은 권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쇼비뇽 블랑, 그뤼너 펠트리너 또는 이탈리아의 화이트 와인도 김치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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