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인진섭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 A(6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9월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같은 건물에 사는 피해자 여성 B(39)씨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B씨의 차량이 A씨의 차량을 가로막고 있어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A씨가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했음에도 한참 뒤에 B씨가 나온 것이 다툼의 발단이었다.
A씨는 뒤늦게 나온 B씨에게 항의했고, B씨는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A씨는 촬영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B씨의 손 등을 잡고 흔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촬영을 저지할만한 정당성과 긴급성이 있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촬영을 막기 위해 이뤄진 소극적 제지행위로 볼 여지가 크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벼운 신체적 접촉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피고인의 초상권 침해와 견주어 그다지 크지 않으며, 당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사후적 조치보다 촬영의 즉각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