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구체적인 도달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투기꽃길' 논란, 법 개정으로 잠재울까
'세원 투명화'와 '세입자의 안정적인 거주'를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임대주택 등록제가 기로에 놓였다.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 임대사업자에게 부여한 세제 혜택이 과도해 결과적으로 투기를 도운 꼴만 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지도 오래된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5일 종합부동산세법·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부동산 임대사업 특혜 축소 3법'을 대표 발의했다. △ 민간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록 다가구 임대주택을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합산 대상에 포함 △ 내년 1월부터 임대사업자가 소형 주택 2호 이상을 임대하는 경우 소득세나 법인세 20% 감면 등 세액 감면 조항 삭제 △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과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특례 폐지 △ 임대 목적의 공동주택 건축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 폐지 등이 핵심이다.
그동안 주택 임대인은 소득세법에 따라 사업자등록을 하고 주택을 빌려주면서 4년·8년의 의무 임대기간을 지키고,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5% 이내로 하면 이러한 세제 혜택들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2017년 8‧2 부동산대책에서 제시된 해당 혜택은 1년여 만인 이듬해 9‧13 대책에서부터 점차 축소돼가기 시작했다. 잡히지 않은 집값 상승세가 결국 부메랑을 만든 셈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임대사업자 등록제의 긍정적 효과는 거의 '0'에 가깝다"며 "임대사업자들에게 최대 10조 원이 넘을 수도 있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부르짖는 '우국지사'들은 왜 국가채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 점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18년 당시도 "임대주택 등록제가 부동산 투기에 꽃길을 깔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도 늦었다" vs "혜택 줬다 뺐냐"…'성급함'이 부채질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7일 "임대사업자들을 마녀사냥으로 몰지 말라"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 하루도 안 돼 1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 작성자는 "어느 날 갑자기 매물잠김의 원흉으로 몰리고 없어져야 할 척결 대상이 돼 있는 현실인데,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들이 토사구팽으로 버려지는 건 아니냐"며 "소급 적용 얘기에도 다들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소급 적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럼에도 "혜택을 줬다 뺏는 꼴"이라는 비판, 일관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성토는 계속되고 있다.
해당 기간 등록 임대사업자의 수는 꾸준히 늘었다. 강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등록 임대사업자의 수는 52만 3천 명에 달했다. 2018년 6월 33만 명에서 20만 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51만 개가 넘는 불만들이 정부의 그림에 날아와 꽂히는 상황이다.
집값은 멀고, 갈등은 가까이 있는 상황이지만, 부동산 문제에 조급증을 버리고 크고 구체적인 원칙을 잡아야 한다는 풀이 방향도 제시된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이번 법안을 비롯한 정부‧여당의 부동산대책이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 지 의문"이라며 "부동산의 적정한 시장가격이란 게 얼만지 아무도 모르는데, 거래 자체를 어렵게 하는 접근 방식 자체가 성공적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엄청난 혜택들을 줄이고, 그러한 불로소득과 근로소득의 효능감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어느 수준까지 이를 줄이는 게 적정한 지 목표치를 잡고, 이에 대한 도달 원칙에 따라 점진적으로 이뤄나가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때그때 상황에 반응해 허둥지둥, 섣부르게 추진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