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 일에 맞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다시 일축하면서 한국정부의 북미 중재 노력에 대해서도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 4일 나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상기시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최 부상의)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 다시 조미(북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했다"며,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만 습관되어서인지 지금도 남쪽동네에서는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정신나간)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특히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 보라는 것"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최선희 부상의 최근 담화가 미국 측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면 권정근 담화는 우리 측을 겨냥한 비난 담화"라며, "한국이 중재 역할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빠지라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권 국장의 담화는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보여준 김정은 위원장의 지침, 즉 우리 정부의 북미정상회담 중재 역할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그러나 북미 간 이견 차이를 조금씩이라도 좁힐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체는 우리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중재역할을 그만 두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