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게 만들겠다" 故 최숙현이 극단적 선택한 이유

(사진=연합뉴스)
"극한으로 끌고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그의 죽음은 결국 소속팀인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의 감독과 팀 닥터, 주장 선수의 정신적, 육체적 폭력행위 때문이라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미래통합당 이용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실업팀에서 생활했던 동료 선수들의 추가 피해를 공개했다.


동료들을 대표해 이날 이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두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감독과 팀 닥터, 주장 선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속 선수를 괴롭혔다. 주장 선수는 경주시청 전 주장인 장 모 선수를 가리킨다.

감독은 최 선수의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과다한 음식을 먹고 토하게 만드는 일을 반복하도록 했고, 팀 닥터와의 술자리에 최 선수를 불러내 폭행하기도 했다. 동료 선수는 해당 현장에서 최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더욱이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가 하면, 부모님과 함께 회식하는 자리에서는 한 선수의 아버지에게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고, 어머니에게는 '뒤집어 엎겠다'는 협박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마다 80~100만원의 사비를 주장 선수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당했다고 털어놨다.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며 사실상 24시간을 붙어 있어야 했던 주장 선수의 행동도 심각한 수준이다. 동료 선수를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당하게 했을 뿐 아니라 폭행과 폭언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일삼았다.

(사진=자료사진)
주장 선수는 최 선수를 정신병자로 취급하며 동료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말 것을 종용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한 선수에게는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가 "뛰어내리라"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몸이 좋지 않은 선수를 폭행하는 등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 선수가 창고에서 숨어 지내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팀에서 나가겠다고 한 동료에게는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리고 그런 적 없다"는 등의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자격자라는 사실이 공개된 팀 닥터는 선수들에게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소개하고 '수술을 하고 왔다'는 거짓말도 자주했다.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선수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심리치료를 받던 최 선수에게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는 폭언을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특히 경주경찰서에서 이들에 대한 고발 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이 일부 진술을 삭제하고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하는 등 사실상 이들에게 진술인 조사 이후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 선수의 동료 선수는 "감독과 주장선수의 억압과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선수의 세상이고 사회인 줄 알았다"며 "모든 피해자는 처벌 1순위로 주장선수를 지목한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선수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를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