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씨가 이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나서게 된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서는 법무법인 민본 소속의 변호사가 메시지를 전하는 등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최근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제보자 지씨와는 대면한 적도 없는 사이였다. 이 사건 관련 이 전 대표의 법률 대리인 A변호사는 '두 사람이 언제부터 알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와 지씨는 실제 대면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이어 "옛날에 이 전 대표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지씨도 거기서 조사를 받았다"며 "얼굴은 모르지만 서로 (존재 정도만) 좀 알았는데,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씨는 그동안 자신과 이 전 대표의 관계에 대해 불명확한 설명을 이어왔다. 채널A 기자에게는 '(이 전 대표와) 아주 오래된 친구'라고 소개했고,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라고 밝혔다. '얼굴도 본 적 없다'는 이 전 대표 측 설명과 배치되는 대목이자, 지씨 주장의 신빙성에 물음표가 붙는 부분이다.
이 전 대표 측 A변호사는 "B변호사가 '이런 건 지씨, 제보자라고 하는 그분이 잘 해결한다.' 그렇게 해서 이제 실제 채널A 기자를 만나러 간 건 지씨"라며 B변호사가 이 전 대표에게 지씨를 소개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B변호사가 (채널A 기자를 접촉한) 지씨의 이야기를 듣고, 지씨와 나눈 카카오톡 자료 등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B변호사는 "(지씨에게서) 구체적으로 (채널A 기자와의) 녹취록을 받거나 듣거나 그러진 않았고, 한마디로 요약된 것만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채널A 기자의 접근 내용이 이 전 대표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메신저 역할'을 했던 B변호사는 법무법인 민본 소속이다. 민본의 대표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다. 민 의원은 과거 제보자 지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민 의원은 총선 직전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이 지씨의 변호인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지씨는 검찰의 자기 식구 감싸기, 검찰이 갖고 있는 비리 이런 걸 제보하는 사람"이라며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지씨를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