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지만, 경찰은 이 사람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재수사에 나섰다.
제주지방경찰청 장기미제사건전담팀은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에 대해 과거 수사기록을 검토하는 등 재수사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이 변호사(당시 44세)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쏘나타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시신 부검 결과 이 변호사는 예리한 흉기에 6차례 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하나는 흉골을 관통해 심장이 찔려 청부살인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도내 형사 인력이 총동원돼 수사에 나섰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2014년 11월 4일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면서 형사처벌도 어렵게 됐다.
경찰이 이번에 재수사에 돌입하게 된 경위는 지난 2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당시 조직폭력배였던 김모(54)씨가 나와 자신을 교사범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방송에서 당시 두목인 백모씨(2008년 사망)로부터 범행 지시를 받고 동료인 손모씨(2014년 사망)를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씨를 비롯해 백 씨, 손 씨 모두 수사 대상은 아니었다. 경찰은 이번에 방송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나온 만큼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우선 김 씨를 만나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김 씨는 해외에 체류 중이다. 아울러 과거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인 처벌이라는 실익은 없겠지만,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 정의를 세우기 위해 재수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에서는 1998년 제주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이 변호사는 '한 후보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양심 고백한 한 청년을 돕고 있다가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