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서 탈세 의혹까지…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검증

경매로 산 땅 도시계획지구로 편입되고, 5년치 종합소득세도 안내
김태엽"서귀포시장직으로 과오 씻겠다" "시장 급여 전액 기부"

29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답변중인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사진제공=제주도의회)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음주운전에서부터 부동산 투기, 가족의 취업 특혜, 탈세까지 각종 의혹으로 얼룩졌다. 김 예정자는 서귀포시장직을 통한 봉사로 과오를 씻고, 시장 급여를 기부하겠다고 청문위원과 시민에게 읍소했다.

29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조훈배). 시작과 동시에 청문위원들의 날선 질의는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 나왔다.


첫 질의에 나선 이승아 의원은 “고위공직자 7가지 인사검증기준에 음주운전이 포함되는데 본인 결격사유로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가능하겠느냐”며 “시민이 인정할까 하는 커다란 우려심이 있는 만큼 사퇴 의향은 없냐”고 몰아세웠다.

또 제주시 노형동에 본인 아들과 공동명의로 건물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5000만원을 증여하고도 증여세를 내지 않은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서귀포시장 재직 때 관사를 무상 사용한 점도 문제시됐다.

김경미 의원은 “김태엽 예정자가 1차산업은 서귀포시민의 생명산업이라고 하면서 농지를 재테크로 활용하고 있다”며 제주시 외도1동에 있는 토지를 겨냥한 뒤 “경매로 산 땅이 4년 뒤 도시계획지구로 발표되는 우연까지 겹친다”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5년간 종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다가 최근에야 5년치 종합소득세를 한꺼번에 냈다”며 탈세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다.

강성의 의원은 “고향의 발전을 얘기하면서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4층짜리 임대건물까지 부동산은 모두 제주시에 있다”며 “서귀포에 살 생각이 없는 분이 서귀포시장에 공모한 게 이해 안간다”고 했다.

특히 “음주운전의 경우 약식기소까지 빨라야 3개월이 걸리는데 경찰조사부터 재판까지 43일 만에 끝났다”며 “예정자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이 다 움직였다”고 의심했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예정자가 제주도 비서실장때 아내가 승진하고, 아들이 취업하고, 형님이 지방공사 사장에 올랐다”며 “예외와 우연이 겹쳐 답을 찾을 수 없다”고도 했다.

정민구 의원은 “내가 아는 김태엽은 욕심이 있거나 부와 명예를 탐하지 않는데 이 자리까지 온 걸 보면 예정자 주변에 거대한 카르텔이 형성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서귀포시 전체가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이고 있다”며 원희룡 지사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또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행위라는 말이 있는데도 음주운전으로 800만원의 벌금을 낸 사람이 서귀포시장이 된다면 공직자들이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는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서귀포시민들께 충격과 실망을 드려 사죄드린다”며 “과오가 있는 저에게 인생 마지막으로 고향 발전을 위한 기회를 달라. 헌신과 봉사, 소통의 노력으로 과오를 씻겠다”고 말했다.

김 예정자는 특히 “(서귀포시장직)기회가 주어지면 2년간 덤으로 주어진 공직생활이라 생각한다”며 “월급여를 어려운 이웃과 4.3전국화를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 날 오후 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지난 26일 청문회를 마친 안동우 제주시장 예정자와 함께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에 대한 적격 여부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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