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돌아온 주호영, 원구성 협상은 제자리…與野 폭풍전야

주호영, '사찰 칩거' 끝내고 복귀…원구성 '강경투쟁'
민주당, 오는 26일 본회의서 18개 상임위 싹쓸이 가능성 내비쳐
여야 평행선에 고심하는 박병석, 추경 앞두고 결단 주목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사찰 칩거'를 끝내고 열흘 만에 복귀했지만, 여야는 여전히 원구성과 관련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통합당은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법제사법위원장 선출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18개 전체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대책으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전체 상임위원장 '싹쓸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열흘 만에 국회로 복귀한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앞서 여당의 6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주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박수로 재신임을 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처음부터 (민주당과의) 협상은 없었다"며 "(민주당이) 힘으로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거대 여당 견제를 위한 '법사위원장'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18개 전체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아울러 협상이 결렬될 경우, 상임위원 명단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원구성 관련 논의를 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장이 여야가 더 협력해달라면서 3차 추경 처리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저희는 원구성을 위해 박 의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별도 회의를 열고 원구성 협상 대책을 논의했다. 통합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는 "3차 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해 그동안 양보했지만 더 이상 야당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게 됐다"고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다만 지난 15일에 이어 재차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역풍을 우려한 대비책도 논의 중이다. 추경안 처리를 위해 오는 26일 임시로 전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후 자진 사퇴 과정을 거쳐, 다시 통합당이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결국 공은 양당 간 합의를 강조했던 박 의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원구성과 관련해 '11(여당)대 7(야당)',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분리 등 원칙을 강조했던 박 의장이 어떤 묘수로 대치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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