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었던 시 감사관과 조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당시 비서실장 등 5급 공무원 2명의 채용 비리가 드러난 가운데 그 윗선으로 조 시장이 지목되고 있다. (관련 기사: CBS노컷뉴스 6월 23일자 [단독]남양주시 간부들, 3급 '채용비리'…녹취록 확보)
25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양주시 A 감사관은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공고 20일 전인 지난해 3월 28일 B 씨에게 전화했다.
A 감사관은 "시장님으로부터도 잡오퍼(Job offer) 얘기는 뭐 좀 들으신 게 있으시죠?"라고 물었다. B 씨는 "예.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A 감사관은 "무슨 구체적 말씀을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오퍼할 게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자리거든요"라며 "그 말씀도 들으셨어요?"라고 재차 질문했다.
B 씨는 이번에도 "예. 들었습니다"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A 감사관은 그러자 B 씨에게 "그러시면은 인제 쭉 준비과정이었다. 이제 프로세스(process)가 시작이 돼요. 일정이 어떻게 되냐면 4월 중순 15일쯤부터 채용공고를 낼 것입니다. 정확한 일자 알면 가르쳐 드릴 거지만 그거 보시고 원서를 작성하는 거거든요. 일정대로 제출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4월 15일 정도부터 공고를 내서 열흘 동안 사이에 접수를 받는 것에요"라며 "시험은 그거 다음으로 5월 초 면접시험을 하는 거로 돼 있어요. 최종 다 종료되면 5월 20일께 시작하는 그런 일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면접관인 A 감사관은 B 씨에게 시험준비에 도움 되는 조언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감사실장이다 보니까 작성해야 하는 것들이 좀 감사와 관련된 얘기들을 미리 좀 봐두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라며 "그런 걸 참고하시려면 일단 도시공사에 제출하는 서류가 뭔지 다른 모집공고가 있으면 보시고요"라고 설명했다.
또 "감사 관련된 거는 남양주시에 감사 관련 보고서라던지 감사 결과서를 보시면서 조금만 착안해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며 "자기소개서와 업무추진 계획 정도 쓸 겁니다. 그렇게 준비해주시고 나중에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면 가르쳐 드릴게요"라고 했다.
특히, A 감사관은 5월 8일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면접시험에서 면접관 3명 중 한 명이었지만, 면접은 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자신의 채용 비리와 함께 조 시장의 개입 의혹도 부인했다.
B 씨는 "조 시장이 채용공고 전에 직접 자리를 제안해 지원 후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직에 합격하게 됐다"라면서 "도시공사에서 수의계약 관련 업무와 관련해 수차례 공식적으로 공정성 의혹을 제기했다가 취업규칙을 위반했다는 명분으로 의혹이 있는 수의계약을 담당했던 그 직원에게 역으로 감사를 받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공사는 비리도 아닌데 겸직한 비영리법인의 비상근직을 늦게 사임했다는 명목으로 저를 특정감사하고 직위 해제했다"라며 "자기들 사람을 심었다고 생각하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갈아치우려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채용공고 전 개입 의혹에 대해 "아휴. 그건 도시공사에서 다 처리한 거기 때문에 저는 잘 모른다"라며 "아는 바가 없다"라고 밝혔다.
조 시장은 '사실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네"라고만 답한 뒤 계속된 질문을 뒤로한 채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남양주도시공사는 "겸직을 불허했는데 지시를 따르지 않아 그 경위를 조사하려 했고 절차대로 직위 해제했다"라며 B 씨가 제기한 채용개입 등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A 씨는 지난 23일 CBS노컷뉴스가 단독으로 확보한 녹취록을 통해 채용공고도 전에 B 씨의 이력서를 미리 받고 수시로 채용 일정 등을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C 국장은 원서접수 마감 4일 전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가 우려되자 B 씨에게 전화해 지인을 지원시켜 일명 '들러리'를 세우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