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단체 10여명, 소녀상에 몸 묶고 연좌농성 '돌입'(종합)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대학생 10여명 연좌농성
"소녀상을 빼앗으려는 시도 멈출 때까지 무기한 농성"
경찰은 '자진해산' 요구했지만, '불응'
오늘 자정부터는 자유연대가 소녀상 자리 선점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이달 24일부터 7월 중순까지 소녀상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를 해 수요집회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장소를 옮기게 된 가운데 23일 학생단체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이 소녀상에 몸을 묶고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보수단체가 28년 동안 수요집회가 열리던 소녀상 주변 집회 신고를 선점한 가운데 대학생 단체가 "소녀상을 지키겠다"며 23일 기습적으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정의기억연대는 다음날 소녀상 옆에서 10m 떨어진 연합뉴스 앞으로 자리를 옮겨 수요집회를 이어갈 계획이어서 보수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대학생단체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소속 대학생 1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기습적으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소녀상 주변 2m 반경에 경찰이 설정한 질서유지선 안에 들어가 "평화의 소녀상을 사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때 이들을 비판하는 보수단체 관계자들과 고성이 오가거나 작은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큰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공동행동 소속 관계자는 "친일극우 세력이 소녀상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멈출 때까지 무기한으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대학생들이 이른바 '긴급 연좌 농성'에 들어간 건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28년 동안 수요집회가 열리던 소녀상 부근에 대한 집회 신고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자유연대는 이날 자정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매일 소녀상 주변에서 집회를 하겠다는 신고를 마쳤다.


이에 따라 뒷순위로 밀려난 정의연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제1445차 수요집회를 소녀상 일대에서 남서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경찰은 일단 자유연대와 정의연의 집회가 서로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일종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양측의 집회 공간을 분리할 계획이다.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1992년 1월 8일 수요집회를 시작한 이래 장소 문제로 자리를 옮기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의연은 "다른 집회와 충돌 및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요집회) 현장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협조해달라"는 입장을 냈다.

23일 학생단체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이 소녀상에 몸을 묶고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편 경찰은 공동행동 측의 행위는 '미신고 집회'라며 공동행동 측에 자진해산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농성을 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해산절차는 진행했지만, 학생들이 요구에 불응한 상태"라며 "불응한 부분은 채증을 통해 수사과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물리력 행사는 집단 간의 마찰이 생길 때, 공공의 질서를 해할 때 등에 한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연좌 농성 바로 옆에서는 이날 정오부터 앞순위 집회 신고를 낸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관계자들이 정의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