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가을 이전에 대규모 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준비 태세는 부족한 상황이다.
◇ 전세계적 확산에 여전한 국내 상황…"가을 이전 큰 유행 가능성"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90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8일(현지시간) 신규 확진자 수가 18만1232명으로 최대치를 경신한 데 이어, 20일에는 18만3020명이 발생하며 이틀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의 대규모 확산은 남미와 북미, 러시아, 인도 등 서남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겨울철로 접어든 남미의 상황을 논외로 하더라도 여름이 시작된 북반구에서도 유행이 줄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일부터 다시 3만명 대 신규 확진자를 보이며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고, 인도에서는 1만5천여 명이 발생하며 누적 확진자가 42만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백신과 치료제라는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거리두기를 지속하지 못한다면 유행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인데, 세계 각국이 조금씩 이동 제한을 완화하며 확산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일단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에 대해 비자 및 항공편 등을 제한하는 '사전적 방역조치'를 실시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지역사회 상황도 엄중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2주 국내 일평균 확진자는 39.6명에서 47.7명으로 급증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10%를 넘어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만약,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의 확산세가 더 커진다면 해외 유입을 철저히 막는 것과 별개로 대규모 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
정은경 본부장도 "수도권과 충청권의 유행을 계속 차단하지 못하고 규모가 증가할 경우 감염자들이 누적되면서 더 큰 유행이 가을철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남은 중환자 병상 120곳…추가 병상 확충·전담클리닉 답보 상태
문제는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준비가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최근 집단감염의 발상지인 전국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는 22일 기준 모두 254명이다. 이 중 60세 이상의 고위험군 확진자는 140명(55%)에 달하는데, 이들은 중증 이상의 병세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전국의 중환자 치료병상 546곳 중 현재 입원 가능한 곳은 120곳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328병상 중 42곳만 쓸 수 있고, 대전은 13병상 중 고작 3개만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대전의 경우 일주일에 40명가량 환자가 발생했는데 벌써 병상이 부족하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대전과 같은 대도시 사정도 이런데 환자 발생이 없던 타지역은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22일 기준 중증단계 이상인 확진자는 34명으로 현시점부터 매일 10명씩 중증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가정하면 채 열흘을 버틸 수 없다.
절대적인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국가지정음압치료병상 83실을 추가로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지난달에 의료기관이 선정된 상황이라 적어도 가을이 돼야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환자를 별도의 공간에서 빠르게 진료하고 병원 내 다른 환자들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호흡기 전담클리닉' 설치도 답보상태다. 전담클리닉 500곳 설치에 들어가는 500억 원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돼 있는데, 국회에서 추경안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교수는 "모든 지역에서 서둘러 전담클리닉과 병상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언제 환자가 폭증할지 모르는데 대비가 부족한 곳은 확진자가 100명만 발생해도 휘청일 것 같아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