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남부 연쇄실종 부녀자 6명째…''공포'' 확산

성탄절 한 주 전 군포서 여대생 실종, 20대 추정 용의자 공개수배

혜진이와 예슬이의 유괴·살인 사건의 악몽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부녀자들이 연쇄실종된 경기서남부 지역에서 또다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실종됐다.

경찰은 사건발생 18일이 지난 5일 공개수사에 착수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지난 해 12월19일.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여대생 A(21) 양이 오전 11시쯤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A 양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같은 날 오후 3시7분쯤으로, 언니 심부름을 위해 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군포시보건소에 들른 것이 CCTV에 찍혔다.



하지만 30분 뒤 A 양의 휴대전화는 보건소에서 5km 정도 떨어진 안산시 건건동에서 꺼졌다.

또 4시간 뒤에는 2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A 양의 신용카드로 현금 70만 원을 인출하는 장면이 안산시 성포동 농협인출기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됐다.

이 남성은 키 170cm 가량의 보통체격에 더벅머리 가발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인상착의를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장을 한 뒤 돈을 빼냈다.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2006년 이후 화성과 수원, 군포 등 인근 지역에서 5명의 부녀자가 잇따라 실종된 경기서남부 지역인데다 힘 없는 부녀자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해 11월 발생한 40대 여성 실종사건은 안산에 사는 주부 김모(당시 48세) 씨가 수원으로 외출했다 수원 권선구 입북동 수인산업도로 버스정류장에 내려 남편과 통화한 뒤 휴대전화가 끊긴 채 행방불명됐다.

또 2006년 12월~2007년 1월 사이 노래방 도우미 박모(당시 36세·여)·배모(당시 45세·여) 씨, 회사원 박모(당시 52세·여) 씨 등 부녀자 3명이 각각 수원과 군포, 화성에서 잇따라 실종됐다.

이들 3명의 실종 여성들은 모두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고, 이 중 노래방 도우미 박 씨는 지난 2007년 5월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이와 함께 2007년 1월 수원 권선구 금곡동에 사는 여대생 연모(당시 20세)도 성당에 가기 위해 외출했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범행장소와 대상이 유사점을 갖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동일범의 소행이 아닌 것으로 보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나원오 폭력계장은 "군포시보건소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도중 범죄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용의자가 A양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등 범행 흔적을 남긴 점 등으로 미뤄 인근 지역의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과 동일범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매년 겨울만 되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부녀자 실종사건. 예슬이 혜진이에 이어 5명의 여성이 연쇄실종된 인근 지역에서 또다시 여대생이 실종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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