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2일 "수도권과 충청권의 유행을 계속 차단하지 못하고 규모가 증가할 경우에는 감염자들이 누적되면서 더 큰 유행이 가을철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이 되면 전염력이 약해져 유행이 줄어들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18만3020명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겨울철에 접어든 남미를 예외로 보더라도 북미, 중동, 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제 코로나19가 여름철에 유행이 줄 것이라 예측했던 것들은 모두 맞지 않았다"며 "사람 간의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계속 일어나는 한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어떤 폭발적인 그런 발생을 그냥 대유행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 같다"며 "현재 2차 지역사회 감염이 유행하고 있고 이러한 유행들이 좀 반복되면서 진행될 것인데, 환경이 나빠지는 가을·겨울철에는 유행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역사회에서는 밀폐·밀집된 공간 속 밀접한 접촉의 대표적 예시인 방문판매업체를 중심으로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후 12시 기준 전국의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는 254명에 달한다.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198명이고, 대전 서구 방문판매 업체 관련해서도 49명이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환기가 불량한 밀폐된 환경에서 다수의 방문자들이 밀집해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또 일부 방문판매 행사는 노래 부르기, 음식 섭취 등의 행위를 통해 비말로 인한 감염전파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이라며 "특히 사업설명회, 교육, 홍보행사, 각종 소모임 등을 통해서 중장년층으로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문판매 업체 관련 확진자 중 60세 이상은 55%(140명)에 달해 중증 이상의 환자 발생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에 의한 전파 연결고리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거대한 유행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21일부터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해 방역수칙을 의무화하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검역 등 방역조치에 더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는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며 장기간 유행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백신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의료체계, 방역체계, 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발생규모와 속도를 억제하고 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유증상자 중심의 방역체계로는 유행을 모두 차단할 수가 없다"며 "손씻기, 마스크 착용으로 개인이 코로나19 노출을 최소화해야하고, 2m 이상의 물리적 거리두기로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대규모 유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