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잔뜩 채워져서 마음껏 웃으며 갈 수 있기를"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반산초등학교 앞 인도. 간이로 설치한 테이블 위에 흰색 국화 송이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테이블 한쪽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우유가 쌓였다.
꽃과 과자 사이에는 누군가 직접 쓴 손편지들이 곳곳에 꽂혀 있다. 이곳에서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유치원생 A(6)양을 애도하는 애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다.
"못다 핀 꽃, 아가에게.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두고 어떻게 길을 떠났는지. 아가,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고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사고 닷새째, 현장에는 애도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직후 한 주민이 꽃과 과자를 가져다 놓은 뒤 간이 테이블이 설치됐고, 애도의 뜻을 담은 꽃송이가 하나둘 늘었다. 자발적인 애도와 함께 또다시 이런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찰 등 관계기관 역시 사고 재발 방지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지역 스쿨존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진행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예정이다. 사고가 난 반산초등학교 앞 스쿨존에는 단속카메라와 과속방지턱, 중앙선 침범을 막기 위한 시선유도봉 등을 설치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고가 난 스쿨존 주변 도로에서는 곧바로 안전조치를 시작했다. 현재 시설물을 설치하고 도로 안팎을 확인해 위험요소가 없는지 파악 중"이라며 "부산지역 스쿨존에 대한 안전 점검도 곧바로 시작했다. 특히 사고가 여러차례 발생했거나 사망사고가 난 위험지역부터 점검해 유사 사고가 없도록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개정안' 시행 이후 부산지역 스쿨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6.15 부산CBS노컷뉴스=스쿨존에서 차량에 치인 유치원생 끝내 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