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충북 옥천 중앙공원테니스장에서 막을 올린 '2020 옥천 춘계 한국실업소프트테니스 연맹전'이다. 당초 올해 소프트테니스 일정은 회장배와 국가대표 선발전 등 지난 3월부터 시작돼야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 연기됐다. 이번 춘계 연맹전도 당초는 이달 초 예정됐지만 중순에야 치러지게 된 것이다.
소프트테니스는 실외 종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대비 속에 이번 대회가 열린다. 이미 시즌이 개막된 프로야구, 프로축구처럼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데다 국내 22개 실업팀 중 남자부 11개, 여자부 10개 팀 등 200여 명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출입구를 한 곳으로 통제했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신원이 확인되고 발열 반응을 체크한 선수단 및 관계자만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다. 코트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방역이 실시된다.
무엇보다 21개 선수단이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설치됐다. 기존 대회는 선수단이 관중석에서 대기하며 출전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20여개 천막이 마련됐다. 김재종 옥천군수는 18일 "무관중으로 대회가 치러지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철저한 방역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회가 진행되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엄중한 대비가 있기에 실업연맹도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한국실업소프트테니스연맹 정인선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회를 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옥천군에서 워낙 준비를 잘 해줬기에 안심하게 개최를 하게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연맹 장한섭 부회장은 "천막 설치 등 코로나19 대비책으로 1000만 원 정도 예산이 더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개회식이 생략된 가운데 선수들은 이날 정해진 시간에 코트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올해 첫 대회인 만큼 자못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해 중국 타이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목 최초로 단식 2연패를 이룬 최강자 김진웅(수원시청)조차 굳은 표정이었다. 김진웅은 "대회가 계속 연기되다 보니 막연했다"면서 "모처럼의 실전이라 어떤 성적이 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짐짓 엄살(?)을 떨었다. 수원시청 한재원 코치는 "동기 부여가 없어서 선수들이 힘들긴 했을 것"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져 긴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역시 오랜만의 실전에 반색이다.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 우승자인 NH농협은행 문혜경은 "그동안 대회가 계속 연기되면서 훈련만 하다 보니 적잖게 힘들었다"면서 "다행히 대회가 시작됐는데 꼭 우승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문경시청 김범준은 "선수들은 역시 코트에 나서야 엔돌핀이 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남자 및 혼합 복식 2관왕에 올랐던 김범준은 "올해도 열심히 해서 단체전에서도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대회는 19일부터 2복식 1단식으로 열리는 단체전으로 열전을 시작한다. 이후 단식, 복식 등 개인전이 23일까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