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류중일 감독은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의 투구를 처음으로 직접 본 뒤 "현재 성적이 1승2패? 그런 공을 그동안 누가 잘 친거지?"고 말했다.
"공이 정말 좋고 정말 쉽게 쉽게 던진다"며 스트레일리의 능력에 감탄한 류중일 감독은 그에게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4경기에서 총 25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ERA) 0.7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4를 기록하며 타자들을 압도했고 25개의 탈삼진을 곁들였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연이어 선보였지만 놀랍게도 이 기간 승리가 없다. 패배도 없다. 스트레일리가 등판한 날 타선이 침묵했거나 불펜이 승리 요건을 날린 경우가 많았다.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1승2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팀 승리의 기회를 부여하는 선발투수의 몫을 잘하지만 좀처럼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잘 던지고 있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해) 미안한 부분은 있다.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더라.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잘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불운은 18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계속 됐다.
스트레일리는 8이닝동안 탈삼진 12개를 솎아내며 볼넷없이 3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가장 많은 114개의 공을 던지며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 12개 역시 자신의 시즌 최다 기록이다.
롯데의 외국인선수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으로 레일리, 린드블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키움 타선이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때린 안타 3개 중 2개를 한 이닝에 허용한 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스트레일리는 2회말 김하성과 허정협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전병우 타석 때 폭투가 나와 선제점을 내줬고 이어 희생플라이를 맞아 추가점을 허용했다.
이후 스트레일리는 마운드를 지배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키움의 좌완 선발 이승호의 역투에 막혀 침묵으로 일관했다.
롯데는 6회초 1사 2루에서 터진 손아섭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래도 롯데 타자들은 스트레일리의 패전만큼은 막아냈다. 팀이 1대2로 뒤진 9회초 패배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긴 2사에서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이 연속 2루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스트레일리는 5경기 연속 승리도,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경기를 포함한 최근 5경기에서 평균 7이닝에 가까운 33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07, WHIP 0.80을 기록했다. 승리가 없을 뿐 선발투수의 역할을 100%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