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준형(국립외교원 원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걸까요?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북한.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끝은 어디까지일까요? 북한이 왜 이러는가? 원인에 대한 파악은 사실 어느 정도 된 것 같고요.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들이 어디까지 도발할 것인가? 이 부분에 좀 주목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국립외교원 김준형 원장 만나보죠. 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준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주일 전쯤에 출연을 하셨을 때 ‘가장 낮은 수위의 도발이 통신선 차단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아마 차례차례 갈 개연성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참 불행하게도 김준형 원장의 예측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네요.
◆ 김준형> 네, 속도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예상 외로 빠르다는 느낌은 있지만 지금 준비된 수순으로 보입니다.
◆ 김준형>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폭파죠. 그게 단순히 철거가 아니고. 기억하겠습니다마는 2006년에 6자 회담의 결과로써 냉각탑을 폭파했지 않습니까? 그 자체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그게 비핵화로 가는 굉장히 큰 상징적인 것이었고 그걸 사실 폭파하는 것을 전 세계에 중계를 했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준형> 지금 완전히 반대의 경우가 되는 거죠. 이 자체가 핵심 시설은 아니지만 이게 남북 4.27 회담과 새로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 기념물인데요. 저도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 김현정> 원장님도 정말 그때 가셨죠?
◆ 김준형> 네, 저도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 김현정> 저는 말이죠. 그런데 우리 측이 정의용, 서훈 특사를 북에 제안했는데 북이 그걸 거절했다라는 이 외교적인 은밀한 부분을 공개한 것. 저는 사실 이 부분이 상당히 놀라웠어요. 이런 무례한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가? 왜 이러지? 저는 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 김준형> 굉장히 무례하죠. 저도 놀랐습니다만. 북한이 그렇기도 하고요. 최근에 대놓고 완전히 허심탄회하게 외교 얘기를 하지 못하는 현상 중에 하나인데요. 이렇게 되면 정말 마음을 터놓고 얘기한 다음에 결과로써 말해 왔던 회담들이 사실상 우리가 무슨 제안을 해도 진심 있는 제안을 하기가 힘들어지죠.
◇ 김현정> 어려워지죠. 물밑 대화라는 게 어려워지죠.
◆ 김준형> 어려워지는 거죠. 이 두 분은 특사를 가셨던 분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앞에서 나서서 행동대원으로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거를 거부하는 목소리를 보냈다는 것은 이건 뭐 충격적인 일이죠. 외교적 결례입니다.
◆ 김준형> 벼랑 끝 전술하는 건 북한이지 않습니까? 북한이 벼랑에서 떨어져버렸다면 더 이상 전술이 없겠죠. 그것보다는 여전히 벼랑 끝 전술을 하는 것이고요.
◇ 김현정> 하는 거예요?
◆ 김준형> 네, 그렇죠. 그리고 아직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대남 수순은 짜여 있는 것 같고요. 결정이 돼 있는 것 같고.
◇ 김현정> 이미 수순은 다 단계별로 정해져 있다?
◆ 김준형> 네, 그다음에 날짜 같은 건, 일자 같은 건 변할 수 있겠지만 대미 행동 부분은 아마 저는 조금 아직까지는 미정인 것 같습니다. 대남의 반응도 보고 그다음에 미국의 반응도 보고 나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남 행동은 수순이 정해져 있지만 대미 행동은 아직 미정인 것 같다? 그렇게 보시는 이유는 뭘까요?
◆ 김준형> 왜냐하면 지금 아주 끝장이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워낙에 많은 결례들과 용어 사용들을 보면요. 그런데 북한이 평소에도 그렇게 험한 말들을 하고 거친 말들을 하는데요. 그래도 세세하게 한 부분을 보면 계산된 행동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지칭했지 이름을 지칭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누구나 대통령을 지칭하는 건 줄 알게 하지만 딱 이름을 딱 지칭하지는 않았다?
◆ 김준형> 그리고 연초에 마찬가지로 김여정 부부장이 모욕적으로 말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의적인 모습들을 보였고요. 그다음에 지금 수순대로 하지만 군사 주둔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다시 군사합의를 위반할 텐데 그 수위가 예를 들자면 모든 시설을 철거하고 부대를 짓는다면 이거는 그야말로 몇 십 년 뒤로 돌리는 것이 되겠지만.
◇ 김현정> 개성공단 같은 곳이요?
◆ 김준형> 네, 개성공단, 금강산에 보낸다고 하고 그다음에 초소 같은 데 군인을 다시 들인다고 하는데요. 그 수위가 사실상 계속 갈 건물을 짓고 부대를 바꿔버린다면 이건 사실은 되돌리기 힘들지만 사실 아직 그것까지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제가 보기에는 좀 힘들 것 같고요. 그다음 또 하나는 미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지금 언급을 하고 있지 않는 부분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준형> 적어도 우리 남북한의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북미 핵문제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그 전체 판은 깨지 않겠다는 거니까 아직까지 벼랑에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벼랑 끝 전술의 일환이되 전보다 강한 거지 벼랑 끝으로 떨어져버렸다. 즉 끝장났다 이렇게까지는 볼 수 없다는 말씀.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렸냐면 정세현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겨울이 왔다’ 이러시더라고요? 겨울이 왔다. 그래서 그 말이 그러면 이게 끝이라는 말씀인가? 이런 생각이 좀 들어서 질문을...
◆ 김준형> 그 말에 빗댄다면 한 겨울은 아닌 것 같고요. 초겨울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나마 좀 위로가 됩니다. 초겨울이다. 아직 판을 깬 건 아니다. 그러면 미국은 왜 가만히 있는가? 이 부분 질문을 좀 드릴게요. 그 트위터 열심히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한마디 쓰지 않고 있고 지금 여러 인터뷰, 여러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지만 오늘 아침까지도 단 한마디 언급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건 또 무슨 신호일까요?
◆ 김준형> 일단 전체적으로 보면 북한 땅에서 일어난 일이고 이게 북미의 공동연락사무소가 아닌 거죠. 물론 이제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안의 중요성에 비하면 말을 해야 하지만 사실 수위 조절이 쉽지 않을 겁니다. 특히 제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고민할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나와도 벌써 나왔어야 돼요.
◇ 김현정>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상 벌써 뭐라도 트위터 날렸을 것 같은데 안 나와요.
◆ 김준형> 트위터 자체를 안 하는 게 아니고 지금 트위터를 계속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슈를 안 한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안 하고 있는 것이고 그건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고민할만하죠.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까지 안 그래도 지금 자기가 몰리고 있는데 북한 문제는 현상유지하고 관례하고 가고 싶은데 물리적으로 사실상 북한은 존재감을 누구 마음대로 11월까지 그냥 가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거든요. 그랬을 때 자기의 존재감을 날렸을 때 이거를 강하게 받아치면 북한하고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지금까지 자기가 최고의 실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해버릴 수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김준형> 그렇게 되면 여기에 대한 부담이 되는 거고 그리고 이거를 괜찮다,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처럼 용인을 해버리면 그것 또한 국내적으로는 역풍을 받게 되기 때문에 굉장히 톤을 고민하기가 힘들 것 같고. 제 생각에는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먼저 말하고 전체 분위기를 보고 얘기를 할 수도 있고. 하더라도 굉장히 어정쩡하게 말할 가능성이 있고 아니면 아예 없었던 일로 그냥 지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준형> 그렇죠.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우리만 가지고 이러는군요, 지금?
◆ 김준형> 그런데 이것이 결국 북미가 풀어야 하는데 아무리 선거가 있고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평화의 메시지, 이런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통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트럼프는 지금 최고 관심사이자 유일한 관심사가 자신의 재선 문제일 테니까.
◆ 김준형> 그것도 자기가 스스로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조급해 보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 상황이어서 그런 단속 메시지, 경고 메시지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까 미국에 대해서는 미정이지만 우리 남한에 대해서, 한국에 대해서는 이미 수순이 정해져 있다고 하셨어요. 그럼 다음 수순은 뭐가 될 거라고 보십니까?
◆ 김준형> 이미 뭐 군참모 쪽에서 발표를 했지 않습니까? DMZ에 군사를 재배치를 하고 그다음에 이제 대남 삐라 살포를 하겠다는 것인데. 그리고 이제 금강산과 개성 주둔하겠다는 건데 그런데 이것들이 다 수위가 있죠.
예를 들어서 대남 삐라를 아주 뭐 공격적으로 예를 들자면 주민이라고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인들이 주민복을 입고 사실 NLL을 넘어서 삐라를 부린다든지 그런 걸 했을 때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그다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정도 규모고 연대급을 오겠다고 하는 건데. 당장의 그 시설을 이용해서 거기 민간 시설에 와서 진주를 할 것인지 임시 막사를 그냥 천막을 칠 것인지 이런 것들이 수위가 다 있죠.
◇ 김현정> 단계가 다 있군요. 금강산 시설을 너절하다고 표현했던가요? 보기 싫다는 얘기는 여러 번 했잖아요. 그 시설을 그냥 이렇게 테이프 붙이는 정도로 할 건지 아니면 진짜 이번에 폭파하듯이 또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할건지 이런 수위들이 다 다르다는 얘기군요.
◆ 김준형> 네. 그렇습니다. 폭파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데.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 북중 사이에 중국의 협조에 의해서 관광사업을 아마 한국은 기대를 접고 그런 차원에서 나온 얘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저는 지금 생각에는 그것들을 예를 들어서 다 폭파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짓는다는 게 지금 북한 내부의 상황도 그렇고. 그것도 시간이 수년이 걸릴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겠죠, 다시 지으려면.
◆ 김준형> 지금 하지는 않을 거다. 나중에 이게 계속 단계적으로 가서 항구적 시설로 만약에 가게 되면 북한은 지금 당장은 아닐 거라고 보입니다.
◆ 김준형> 지금 전략도발을 얘기하는 게 중장거리. 사실 단거리도 핵을 쓸 수 있으니까 일본을 비롯해서 아주 강경파들은 그것도 실제로 또 UN 제재 위반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거는 통상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이지는 않죠. 그러니까 결의안을 낸다든지 하는데 SLBM도 그런 차원에서 보더라인에서, 경계선에서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엔진실험을 한다든지 실제로 이거를 사거리가 나오는 쪽으로 실험을 하게 되면 이거는 전략도발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판의 전체를 깨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의 SLBM을 하게 되느냐 엔진 테스트를 하게 되느냐 이런 건 좀 미지수인데요. 바로 이것이 미국에게 판이 깨졌다라고 할 정도로 도발을 하는 건데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도발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하기는 할 것 같다? 보더라인에서.
◆ 김준형> SLBM을 가지고 있다는 것들을 보여주는 보더라인에서 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참 돌파구가 안 보여서. 돌파구가 안 보여서 인터뷰를 계속하면서도 우리가 답답한 상황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아무쪼록 우리가 지혜를 모아서 이 난관을 뚫어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김준형 원장님 고맙습니다.
◆ 김준형>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국립외교원 김준형 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