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통일장관·안보실장 바꾸고 구원투수 투입해야”

청와대 안보실, 북한 제대로 아는 사람 없어
문재인 이전이 아니라 김대중 이전으로 돌아갔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17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종대 전 의원(정의당 한반도평화본부장)


◇ 정관용>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군대 다시 투입, 정의당의 전 의원이죠. 지금 정의당의 한반도평화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전 의원, 안녕하세요.

◆ 김종대> 안녕하세요.

◇ 정관용> 남북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 다 깨겠다는 게 북한의 공식적 천명이고 실제 실천에 옮기고 있는 거죠?

◆ 김종대>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한테 서운한 게 있으면 9.19 군사합의 2년 전에 체결된 합의서만 파기하면 되는데 지금 개성공단에 포병부대를 다시 투입하고 금강산에 해군기지를 다시 투입한다든가 하는 건 김대중 대통령 이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얘기거든요. 사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성과는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포병부대를 후방으로 철수시켜서 개성이 군사도시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한, 이게 2000년도 초반에 이미 이루어진 건데. 지금 거기다 다시 포병 핵심 부대를 넣겠다 그러면 이건 200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아주 뭐 군사합의 파기 그 이상의 행동을 예고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예고한 대로 다 하고 있잖아요, 현재까지는.

◆ 김종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곧바로 포병부대 가는 거 아니에요, 개성공단으로.

◆ 김종대> 그런데 이제 하나의 군부대 진지가 구축이 되고 하나의 군사력이 배치된다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에요.

◇ 정관용> 하긴 군대 막사도 있어야 되고 그렇죠?

◆ 김종대> 그렇죠. 이 개성이 이미 군사도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건 시간이 걸리는데 그것보다는 즉각적인 다른 조치들, 예를 들면 서해에 폐쇄한 갱도의 포문을 다시 연다든지 또 해상사격 훈련을 한다든지 또 전방에 병력을 증강한다든지 이런 어떤 단기적인 조치들을 우선 더 신경 써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김종대 본부장께서 보시기에 북한이 아슬아슬하게 뭔가 좀 도발 수위를 조정하는 것 같아요? 그냥 거침없이 막 가는 것 같아요?

◆ 김종대> 아니, 이제 한 보름 전쯤부터 이미 지금의 국면으로 이렇게 전략적 공세를 취하려는 구상과 계획은 다 서 있었던 것 같고요. 단순히 대북전단(삐라)은 그 방아쇠에 불과했던 것이지 이 자체가 문제의 전부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이 마치 대북전단 문제 때문에 갑자기 남북관계가 나빠진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그런 게 아니라 무증상 감염처럼 오랫동안 남한에 불만이 축적돼 있었는데 그것이 이제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다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이제 드러나고 있는 형국인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지금 여쭤본 핵심은 폭발적으로 터뜨리는데 어디까지 터뜨릴 것인가를 대충 북한은 미리 결정해 놓고 단계적으로 움직이잖아요.

◆ 김종대> 그렇죠. 이건 작년에 이제 북한이 협상 시한의 데드라인이 작년 연말로 끝나고 무수하게 예고편을 보내왔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라가서 웅대한 구상을 했다고도 했고 또 이제 더는 협상이 없을 거다, 행동을 할 거다. 이런 게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돼왔거든요. 그런 것이 마침내 그 말이 행동으로 구체화됨으로서 북한이 상대방의 위협은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어디까지 보여줄 거냐고요. SLBM 발사까지 갑니까?

◆ 김종대> 저는 지금 일단 두들겨 패는 대상이 미국이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이거든요. 일단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위력시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남측의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데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탄도미사일의 경우 또는 SLBM의 경우에는 이건 이제 전략무기로서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거든요. 단순히 무기의 개발 목적은 남한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 어떤 전략적인 단위에서 운용하는 문제고 한동안 북한의 인민군에서 이 전략 포병사령부가 자취를 감췄어요. 그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안 하니까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에 포병국, 재래식 무기만 관장하는 이걸 김정은 위원장이 주로 상대하고 또 현지방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한 2년간 사라진 전략 사령부, 이게 전략군 사령부라고도 하죠. 전략 로켓사령부라고도 했고 명칭이 자주 바뀌었는데 이 부대가 평양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총참모부가 행동을 개시하고 전략포병사령부에서 뭔가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그때는 이제는 SLBM이나 탄도미사일을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런 징후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가 함경북도 신포로 갔다면서요? 거기가 SLBM 시험발사했던 곳이라서 지금 걱정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 김종대> 그러니까 그 SLBM 시험발사는 했는데 신포가 상징적인 건 뭐냐 하면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지예요. 그런데 미사일 개발하면 뭐합니까? 그 미사일을 싣고 다닐 잠수함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에는 미사일 발사 속도가 잠수함 건조 속도보다 빠릅니다. 그러니까 탑재무기를 먼저 개발해 놓고 거기에 맞춰서 지금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건데. 저번에 공개된 신포급 잠수함이라는 게 아직 페인트칠도 안 돼 있어요. 그리고 함체의 일부만 공개됐단 말이죠. 이렇게 보면 적어도 한 3000톤급 잠수함은 실전에 배치가 돼야 북한이 자랑하는 고체연료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의미가 있는 거지 화살이 없는데 활만 배달하면 뭐합니까?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이 오늘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17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가 다시 게양돼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신포로 갔다는 게 그러면 3000톤급 잠수함 진수식 같은 건 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 김종대> 그러니까 제가 의식하는 게 그거입니다. SLBM 시험은 여러 번 했고 또 할 수도 있지만 이건 당장 미국의 반응을 촉발하니까 그것보다는 그것을 예고하면서 더 위협적인 간접적 메시지는 잠수함에 대한 어떤 진척을 과시한다거나 독려하기 위한 이런 목적일 수 있다라고 보여지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공개리에 특사제안까지 했는데도 그냥 이렇게 일언지하에 거절하고그러다 보니까 우리 정부도 강하게 비난성명을 냈는데 당분간은 속수무책 아닌가요, 우리 정부로서도...

◆ 김종대> 아니, 남북관계에 직접 뭘 접촉면을 찾아서 대화를 재개하는 국면은 당분간은 좀 힘들 것 같고. 대신 대한민국이 그거 하나의 중견국가로서 다양한 외교적 자산을 축적해 온 나라니까 우회로를 찾는다든지 또 어떤 여러 가지 다른 방식의 간접접근 역량을 찾는다든지 이런 역량은 보여줘야 되거든요. 당장 길이 앞에 막혀 있다고 해서 주저앉아서는 안 되고 뭐 다른 돌아가는 길 또는 어떤 다양한 창의적인 새로운 방식을 새로운 안보팀이 해야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김연철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팀 전원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 김종대> 저는 통일부 장관의 사표 수리 여부는 부분적인 의미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이 정부의 안보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안보실입니다.

◇ 정관용> 정의용 실장.

◆ 김종대> 그렇습니다. 안보실에 북한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고 또 다분히 한미동맹에 이렇게 경도된 듯한 이런 행태가 비판을 받고있고. 또 북한이나 주변국에도 새로운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한 번이라도 구원투수들을 투입하는 것도 괜찮겠다.

◇ 정관용> 청와대 새로운 안보팀으로 우회로를 통해서라도 뭔가 새로운 카드를 던져야 한다 이 말씀이네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일단 쇄신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정관용> 트럼프가 지금 국면으로 봐서는 재선에 어려울 것 같지 않아요? 그런데 재선을 위해서라도 북한하고 뭔가 협상을 해서 뭘 타결 지을 가능성이 높을까요. 북한하고 긴장을 오히려 고조시키는 쪽으로 갈까요?

◆ 김종대> 글쎄 제가 미국을 다니면서 여러 차례 느낀 건데. 트럼프 대통령한테서 장기적인 안목이라든가 철학적인 어떤 평화에 대한 준비된 구상이 있어서 북한을 접근한 게 아니고...

◇ 정관용> 그런 게 없어요, 아예?

◆ 김종대> 다분히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고 도박에 가까운 대북전략을 해 왔단 말이죠.

◇ 정관용> 앞으로 몇 달 사이에 또 뭘 할지 모르겠네요?

◆ 김종대> 그러니까 그런 접근법의 한계가 지금은 다 드러났기 때문에 저는 조금 11월 대선 때까지는 트럼프의 대북접근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뢰하기가 어렵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종대>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김종대 한반도평화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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