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길 할머니 가족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길 할머니의 아들인 황선희 목사 부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지난 10일 쉼터 고(故) 손영미 소장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외장하드 등 유품을 압수수색한 지 6일 만이다.
앞서 길 할머니 손녀는 지난 7일 한 인터넷 기사에 남긴 댓글을 통해 "(마포 쉼터) 손영미 소장이 저희 할머니 은행계좌를 갖고 장난친 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 하시면서 일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정말 많이도 빼돌렸다는걸 이제서야 저희 가족이 알게 돼서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내역을 보내달라 했더니 이렇게..."라고 주장했다.
해당 댓글은 다음 날 삭제됐다. 글을 남긴 길 할머니 손녀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과 부모님의 뜻을 존중하려 한다"며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이후 황 목사 부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길 할머니 통장에서 최대 2천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소장에게 해당 금액의 사용처를 알고 싶다고 물었으나 손 소장이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결국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은 황 목사 부부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손 소장과 정의연이 피해자에게 지급된 지원금을 유용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은 길 할머니 가족 측 주장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이날 열린 수요시위에서 "16여년간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해 온 고 손영미 소장님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채 고인의 생애를 부정하고 폄훼하고 있다"면서 "(언론이) 고인과 피해생존자 가족, 유족과 피해생존자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