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비공개 보고까지 받은 민주당의 독주…"집 나간 통합당, 돌아와라"
더불어민주당은 독주 강행이다. 17일 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3차 추경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협상 마지노선을 오는 19일 본회의로 제시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우리의 스케줄이 있고, 6월 말까지 추경안 등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면서 "(독주보다) 더 큰 부담은 경제와 남북문제를 국회가 손 놓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살얼음판 형국이지만 통합당은 또다시 집을 나갔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며 "국회로 돌아와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묘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현안 브리핑도 했다.
당 관계자는 "12개 상임위까지 모두 가져오는 건 정치적으로 무리수는 맞지만, 급한 예결위 등을 민주당이 서둘러 가져오자는 건 명분이 있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도발이 등원의 명분이 됐다. 통합당도 강경파의 발목 잡기를 뿌리치는 게 가능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진퇴양난이다.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에 나섰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할 전선 구축이 좀처럼 강한 동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합당은 박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전문가들까지 불러 당 외교안보특위를 구성해 이날 회의를 열었는데, '호출'했던 외교·통일·국방장관 모두 불참했다. 통합당 한 의원은 "장관이 아니면 차관, 아니어도 실·국장이라도 와서 흉내라도 내야지. 이게 이 정권이 야당을 취급하는 수준"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진 의원은 특위 회의 석상에서 "안타깝게도 이 순간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국방위·외통위도 정략의 산물로 전락시켰다. 민주당 때문에 국회 외교·안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장을 지키면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안보 상황이 긴박할수록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와 대책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보이콧에 따른 화력 저하와 동력 상실의 현실을 직면한 데다 경제·안보 현안에서 뒷짐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로 통합당 내에서는 회군론이 나온다. 장제원·하태경 의원이 외교 관련 상임위 가동 필요성을 페이스북에 썼다.
다만, 당내에서는 아직 원구성을 매듭짓지 못한 끝장 대치 국면에서 강경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에 내주고, 각 상임위로 들어가 각개전투를 펼치자는 내부 타협안도 있다. 당내 재선그룹을 중심으로 사의를 표명한 뒤 지방에 머무르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재추대해 조만간 불러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