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항교도소 수감자 1명 사망…늑장 대처 '논란'

쓰러진 뒤 7~8일 후 뇌출혈 사망 추정
교도소 "국과수 부검 중…철저히 조사"

포항교도소 전경(사진=자료사진)
경북 포항교도소에서 수감자가 쓰러져 며칠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교도소측의 늑장 대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포항교도소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수감자 A씨가 교도소 운동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뒤 침을 흘리며 실어증 증세를 보였다.

당시 교도관들은 "쇼하는 거다"라며 알약을 가져와 먹이면서 같은 방 제소자들에게 눕혀놓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A씨의 증상은 더 심해져 옷 속 대소변을 동료 수감자들이 치우는 일까지 발생했음에도 교도관들의 대응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는 것.

상태가 심각해지자 교도소는 6일 A씨를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으나 7~8일쯤 뇌출혈과 장파열 의심 증상 등으로 숨졌다. 당시 A씨의 몸 여러 곳에서는 멍 흔적이 발견된 상태였다.

이후 교도소측은 숨진 A씨의 한 방 수감자 B씨를 조사해 "같은 방에 있던 C씨와 D씨가 A씨를 때린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C씨 등을 징벌방에 가뒀다.


하지만 C씨는 "아무런 가해행위도 없었는데도 교도관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며 관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C씨의 변호를 맡은 김종엽 변호사는 "교도소 측이 B씨의 일방적 진술만으로 C씨의 전과가 많다는 이유로 주범으로 몰고 있다"며 "A씨의 몸에서 발견된 멍 흔적의 원인도 아직 알 수 없지만 교도소의 대응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C씨가 변호사를 선임하려 하자 교도소 측이 C씨의 어머니에게 회유 유도를 했는가 하면, 요구한 A씨의 동선 CCTV영상도 받지 못한데다 의뢰인과 면담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축소·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숨진 가장 큰 이유는 교도관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인데도 재소자 간 폭행 사건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포항교도소 관계자는 "사건 조사가 진행중인데다, 국과수의 부검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특별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C씨 등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철저히 조사해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교도소에서는 지난 2016년에도 재소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교도소 측은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난 뒤 경찰에 신고해 은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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