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감내 없다"…文정부 '최고강도' 대북 경고

청와대, 국방부, 통일부 순서대로 나서 고강도 대북 경고장
윤도한 소통수석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기본적인 예의 갖추라"
국방부 "군사 행동에 대가 치르게 될 것" 군사적 경고까지
특사 파견 물건너 가운데 판문점 선언 비준에도 靑 내부 부정적 기류

청와대(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한 담화에 청와대부터 정부 안보 라인이 총 동원돼 북한에 고강도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군사적 조치까지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대 수준의 대북 비판 메세지를 내보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같은 고강도 맞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외교·통일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에 합참의장, 국가정보원장까지 참석했다. 외교 안보 라인 책임자들이 총 가동된 셈이다.

전날 NSC 회의에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우리측의 강력 대응을 경고했음에도 북한의 말폭탄이 계속되자, 맞대응의 수위를 한 층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우리측의 비공개 대북특사 제안까지 공개 한 것은 최대 수준의 외교적 결례로, 고강도 대응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단, 맞대응의 포문은 청와대가 열었다. 청와대는 가장 먼저 이날 오전 11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한 담화에 대해 "몰상식한 행위"라며 "예를 갖추라"고 공세를 폈다.

또 북한이 우리측의 대북특사 비공개 파견 제안을 공개하며 무시한 데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7일 오전 춘추관에서 북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히며 "이는 그간 남북정상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에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써는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수석은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안될뿐만 아니라 이로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할 것"이라며 "특히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발표 직후에는 통일부와 국방부가 나서 금강산·개성공단 군부대 배치를 골자로 하는 북한 총참모부의 발표에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맞섰다. 우리 군 측까지 직접적으로 나선 데서 판문점 선언 이후 최대 수준의 공세임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이날 전동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의 브리핑을 열고, 북측에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북측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 작전부장은 "우리 군은 현 안보 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 상황관리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통일부도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이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북측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며,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 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막판 국면 전환의 희망마저도 사라지는 모습이다. 특사 파견까지 물건너 간 가운데, 문 대통령도 촉구했던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 통과 등 달래기용 카드의 가능성마저도 사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물론 이것이 당과 협의했거나 당의 공식입장은 아니"라면서도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는)현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은 약간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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