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렬 “연락사무소 폭파, 판문점선언 1조 파괴한 것”

연락사무소 폭파, 결국 미국을 향한 경고
북의 대남압박, 미국으로 가기 위한 수순
대남위협에도 美 향한 도발은 당분간 없을 것
미 대선 앞둔 9~10월에는 미 타깃 조치 예상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16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정관용> 연락사무소 전격적 폭파의 의미 좀 짚어보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자문연구위원 조성렬 박사, 나와 계시죠?

◆ 조성렬>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전문가들은 다 예상했다면서요? 예고된 바라서?

◆ 조성렬> 예상이 된 게 아니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미 예고를 했고요. 또 실제로 말한 그대로 했기 때문에 사실 시점의 문제는 있었습니다마는 깜짝 놀랄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뭔가 도발할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그 카드로 공동연락사무소 형체도 없이 사라질 거다라는 식의 언급, 그게 곧 폭파라고 다 예고했다 이거죠?

◆ 조성렬> 6월 13일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얘기를 했고요. 아마 이제 우리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남북 간에 협력을 하고 다시 대화를 해 보자라고 했는데 그다음 날 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북한이 이제 단호한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북한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예를 들면 미사일 발사도 있고 핵실험도 있고 NLL이나 이런 데서의 군사적 도발, 약간의 도발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고 여러 카드가 있잖아요. 그 가운데 공동연락사무소 폭발한 카드를 선택한 의미는 뭐라고 보세요?

◆ 조성렬> 일단 북한이 문제를 제기한 게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지 않았습니까? 그게 이제 4.27 판문점 선언 제2조에 들어가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1조에 들어가 있는 부분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북한이 일단 대북전단의 문제를 삼고 나왔기 때문에 첫 번째 조치로서 취한 것이 1조에 들어가 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이제 폭파해서 없애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판문점 선언 4.27 합의의 2조를 남쪽이 안 지키니 우리는 판문점 자체를, 그 자체를, 그 선언 자체를 없었다는 의미로 1조를 파기한다?

◆ 조성렬>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조치로서는 상당히 예상했던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원래 이 건물이 개성공단 안에 있었던 건물이죠?

◆ 조성렬> 기존에 있었던 걸 개보수해서 이번에 새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로 사용한 겁니다. 리모델링을 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새로운 건물이 굉장히 신축된 거와 마찬가지로 새 건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무튼 처음에 건축할 때도 그렇고 이번에 리모델링할 때도 그렇고 이건 다 우리가 우리 예산으로 한 거 아닌가요?

◆ 조성렬>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이 보면 굉장히 신중하게 선택한 게 보이는데요. 금강산에 있는 우리 측 시설물에 대해서는 그게 현대아산의 자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기업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바로 일방적으로 철거하지 않고 우리 측에 와서 철거해 가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반면에 이제 우리 정부가 돈을 들여 산 이런 건물에 대해서는 바로 그냥 자기네들이 우리 양해 없이 폭파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연일 북한이 예고하고 있는 바가 남북 합의에 따라서 군대를 뺀 지역. 개성공단하고 금강산 관광지역 아니겠어요?

◆ 조성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계속 언급하는 걸 보면 바로 내일이라도 양 지역에 다시 북한 군부대가 배치될 가능성은 예상되는 거 아닌가요?

◆ 조성렬> 충분히 있는데요. 우선 개성공단지역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 지역 자산들이 남아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조성렬> 그렇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인데 아마 북한이 예고한 대로 한다면 일단은 개성공단 지역 내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자산 처분 문제가 있고요. 이번처럼 이제 일방적으로 그거를 다 빼고 없애고 거기에 군부대를 들여올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 지역에서 폭음과 연기가 관측된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목격된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관용> 이런 일련의 카드로 북한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좀 해석해 주세요.

◆ 조성렬> 결국은 이 부분은 우리가 중국 속담이죠, 중국 고사에 보면 살계경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하고 싶은 말은 원숭이한테 경고를 주기 위해서 그 앞의 닭을 잡는다는 말이거든요. 다시 말하면 현재 미국을 향한 어떤 메시지라고 볼 수 있고요. 지금 보면 이번에 여러 가지 조치들을 보면 대남조치에 대해서는 노동신문에 공개를 하고 있지만 리선권 외무상이라든지 아니면 권정근 미국 국장의 여러 담화들에 대해서는 지금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만 하거든요. 이런 걸 보면 북한이 결국은 단계적으로 우리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그리고 이제 11월에 있는 미 대선 전까지 바로 이제 미국으로 가기는 너무 성급하기 때문에 아마 단계적으로 우리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결국은 아마 9월이나 10월 정도 되면 미국을 타깃으로 하는 여러 조치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원숭이를 위협하기 위해 닭을 잡는다고요?

◆ 조성렬> 살계경후라고요. 살계 닭을 죽여서 경후 원숭이 후자인데 원숭이에게 경고한다 이런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미국이 원숭이고 우리가 닭이에요?

◆ 조성렬> 비유는 적절치 않지만 일단 이제 결국은 목적은 다른 데 있는데 약한 고리를 먼저 쳐서 강자에게 자기 의사를 밝힌다, 이런 의미가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조 박사님 예상대로라면 9월이나 10월 대선 임박한 즈음에는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도 가능하다 이런 얘기입니까?

◆ 조성렬> 지금 이번에 이제 김여정 부부장이 한 얘기를 보면 대남 적대행위의 어떤 행사권을 총참모부에 넘긴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중요한 부분은 총참모부는 주로 한국군이나 주한미군을 겨냥하는 부대입니다. 미국을 겨냥했다고 한다면 전략군이 나와야 되거든요. 2017년도에 대미 협박을 할 때를 보면 그때는 이제 전략군이 등장해서 괌이라든지 하와이, 알래스카를 위협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등장하는 부대들은 전략군이 아니라 총참모부라고 하는 점으로 본다면 일단은 미국에 대한 위협보다는 대남 위협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데 9월이나 10월 미국 대선이 임박해서는 그게 바뀔 수도 있다고 보세요?

◆ 조성렬> 저는 바뀔 수 있다고 보고요. 다만 이제 레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지 또는 핵실험 이런 거는 아닌 거라고 보고요.

◇ 정관용> 거기까지는 아니고.

◆ 조성렬> 우리가 많이 예상했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또는 다탄두탄도미사일로 해서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 간의 합의한 부분을 위반한 건 아니지만 거의 근접한 이런 부분들로 위협하면서 결국 미국 대선에서 대선 이후에 북한 문제가 하나의 어떤 정책 아젠다로 삽입될 수 있도록 이런 식으로 할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럼 지금 미국은 대통령 선거 때문에 또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정신도 없는데 우리랑 미국이랑 같이 합의해서 뭔가 북한에 줄 게 있나요, 지금?

◆ 조성렬> 지금 당장은 없고요. 지금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문가들이 의문을 갖는 건 지금 현재 북한이 이러한 행동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당장 우리한테 뭘 얻으려고 한다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이걸 통해서 미국에 경고하고 결국은 이제 미국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수순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일각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얘기도 나오고 대북특사 보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둘 다 우리가 얘기해 봤자 북한이 지금은 안 받는 거 아니에요?

◆ 조성렬> 제일 큰 문제가 우리가 대북특사를 하더라도 또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사실은 우리가 주고받을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게 없고요. 또 우리가 대북특사를 제안했는데 북한이 거부할 경우는 남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상황을 안정시키고 너무 이렇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북측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재개를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성렬>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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