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락사무소 폭파 강력한 유감, 악화시 강력 대응" 경고

靑 NSC 상임위 소집…폭파 장면 공개하며 예민 반응
"판문점선언 합의로 개설된 연락사무소 일방적 폭파 유감"
그동안의 신중한 태도 벗어나 北에 엄중 경고
연락사무소, 판문점 선언의 상징적 건물
北 합의 파기 수순 돌입에 대한 우려 커져
靑도 北 행동에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루만에 이어진 북 고강도 도발에 靑 '당혹'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16일 북한이 개성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계속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순차적으로 파기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대통령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NSC)상임위원회를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국가안보실 1차장인 김유근 NSC 사무처장이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정부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처장은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북한 달래기를 하며 신중하게 대응해온 것과 달리 청와대가 '강력 대응'을 언급하며 기조를 뒤바꾼 모습이다. 청와대가 이처럼 '강력 대응'으로 급선회한 데는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남북 정상간 합의 사항인 연락사무소를 북측이 실제로 폭파하는 행위는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까지 파기 수순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폭파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근거해 마련된 남북 소통 채널로 지어졌다. 우리 측이 비용 100여억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부터는 운영이 아예 중단됐지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손을 맞잡은 결과물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이날 이례적으로 북측이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군의 감시영상까지 직접 공개하며 적극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청와대 스스로도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청와대는 남북 관계의 파국이 점점 현실화됨에 따라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6.15 20주년 메시지를 통해 북한에 당국에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며 "장벽이 있더라도 대화로 지혜를 모아 함께 뛰어넘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한 지 하루만에 북한이 초강수를 두면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이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흐르면서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등 남북 화해 협력 구상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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