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에 담긴 인생과 희망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노컷 리뷰] 외화 '아이 캔 온리 이매진'(감독 앤드류 어윈, 존 어윈)

(사진=CBS, TCO㈜더콘텐츠온 제공)
※ 스포일러 주의

5분 남짓한 시간에 자신의 지나온 인생과 그 인생을 통해 얻은 메시지를 담아낸 이가 있다. 단 한 곡의 노래에 오롯이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그 노래 한 곡을 통해 많은 이가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그러한 바트 밀라드의 인생과 노래를 담은 영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이다.


음악과 잡동사니를 좋아하는 소년 바트(J. 마이클 핀리). 그는 언제나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아버지 아서(데니스 퀘이드)의 폭력과 불행을 참지 못한 엄마는 바트를 떠난다. 자신의 편이자 폭력 속에서도 위안이 되었던 엄마가 떠났다. 여기에 "넌 한참 모자라, 꿈은 돈이 안 돼"라는 폭언이 이어진다.

이런 지옥 같았던 유년 시절을 벗어나 밴드 '머시미(Mercy Me)'로 홀로 서보지만, 바트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힌다.

영화는 세상을 울린 명곡 '아이 캔 온리 이매진(I Can Only Imagine)'을 탄생시키며 빌보드와 그래미를 휩쓴 전설적인 CCM 밴드 '머시미' 리드보컬 바트 밀라드의 인생과 노래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는 음악 탄생 뒤에 숨겨진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자 주제곡, 그리고 바트 밀라드의 삶이 녹아 있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천국에 있음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아버지와의 부정적인 관계는 바트에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평생을 옭아매려 했다. 아버지는 하나의 존재로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가고자 하는 바트의 의지마저 폭압적으로 상처 냈다. 어린 시절부터 켜켜이 쌓인 상처는 바트의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로 자리 잡는다.

(사진=CBS, TCO㈜더콘텐츠온 제공)
그러나 바트가 오래되고 깊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나가는 방식은 폭력이 아닌 용서고, 강압이 아닌 희망이다. 그는 상처로 점철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묵묵히 마주하기로 한다. 담담하게 자신의 트라우마를 하나둘 꺼내는 바트의 모습은 사실 그 자체로 이미 경이롭다.

자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어떤 형태로든 타인 앞에 꺼내고, 이를 똑바로 마주 본다는 건 그 자체로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미 거기서부터 바트는 자신을, 그리고 아버지를 용서한다는 큰 계단을 올랐는지 모른다.

상실과 고통을 넘어설 용기를 낸 바트는 한 발짝 더 나아가 '희망'을 노래하기로 한다. 그 희망은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이라는 5분도 채 안 되는 짧은 곡 안에 담기게 된다.

5분도 안 되는 노래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 물리적으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속에는 바트의 지나온 삶 전체라는 거대한 시간, 자신과 타인에 대한 용서라는 물리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무한함이 깃들어 있다. 그렇기에 이 한 곡의 노래가 많은 이의 마음을 진심으로 울리며 지금까지도 인기를 얻는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최대 기독음악 축제인 제33회 도브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상과 올해의 팝/컨템포러리 레코디드 송, 올해의 작곡가상 수상을 비롯해 2018년 3주 연속 빌보드 CCM 디지털 음원 판매 1위, 그래미 어워드 6회 노미네이트, 누적 판매량 400만 장을 기록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CCM 싱글 앨범 등의 기록은 숫자를 넘어 바트라는 한 개인의 삶이 남긴 진한 여운이라 할 수 있다.

바트의 아버지 아서 밀라드 역을 맡은 건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인 데니스 퀘이드다. 특히 '투모로우'(2004)에서 세계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의 재앙 속에서도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졌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다른 결의 아버지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6월 18일 개봉, 110분 상영, 12세 관람가.
(사진=CBS, TCO㈜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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