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CBS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니들이 5·18을 알아? - 랩으로 노래하는 5·18 민주화운동'이란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번 특집은 무엇보다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초첨을 맞췄다. 5·18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젊은 세대가 교과서가 아닌 그들이 즐기는 '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다 쉽게 접하게 만들었다.
그것도 랩 배틀 형식이다. '시민군 대 계엄군'의 구도를 알기 쉽게 담아냈다. 랩을 따라 부르며 자연스럽게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요즘 핫한 '트로트'도 가미됐다. 교차되는 랩과 트로트 음악 사이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고초를 겪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도 담겼다.
김씨는 "평소에 잘 다루지 않던 주제일 뿐 아니라 역사적인 주제였다는 점이 좋았고, 특히 5·18이란 주제가 서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음악을 아우르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완성본을 들었을 때 역사 의식이 함양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뭔가 해냈다는 느낌과 성취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나고 자란 송암동이 5·18 당시 민간인 학살이 있던 동네인 것도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됐다"면서 "비극적인 일이 우리 동네에서 과거에 있었다는 것은 충격이었고,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5·18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남대학교 흑인음악동아리 SU:M 회장 박병욱씨는 "사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엔 5·18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나서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시간 순서대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 사실적인 부분을 많이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5·18 당시 학생군들이 대학생의 신분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참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걸 해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5월 열사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자유로운 대학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집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지희 PD는 서울 출신이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새내기 PD로서 첫 특집 프로그램의 소재를 '5·18 민주화운동'으로 선정했다.
그는 "청년과 장년을 이어줄 수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위해 사용한 것이 음악 그중에서도 랩과 트로트"라며 "특히 '반항'으로 대변되는 랩의 이미지와 '독재에 대한 저항'이란 5·18정신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고, 트로트가 표현하는 한과 설움은 5·18에 대한 차별, 소외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이번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다수의 5·18 유가족을 만났다. 김 PD는 "5월의 아픔을 경험한 이들과의 취재 과정에서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무엇을 담아낼 수 있을까 한없이 작아지기도 했다"면서 "40년의 세월이 흘러 제대로 된 진실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폄훼와 왜곡의 깊이가 너무도 깊기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자로서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재탕의 5·18, 무관심의 5·18, 닳고 낡은 옛이야기 속 5·18을 벗어나기 위해 고민했다는 김 PD의 작품은 광주C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그의 공감과 소통의 5·18 이야기는 랩과 트로트로 연을 맺은 젊은 세대들과 함께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