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박사(전남대학교 화학과 겸임교수)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과와 전망' 기고문에서 "한국도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코로나19 백신 관련 신기술 개발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백신 개발 투자 비용 회수 등과 같은 경제적 논리에 의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차질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했을 때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한 회사들이 임상시험 시행 준비를 마쳤을 즈음에는 신규 환자들이 더는 나타나지 않아 개발이 중단되면서 투자 비용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런 배경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 바이러스도 메르스와 사스처럼 국지적인 감염병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고 조 박사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발 비용을 들여 백신을 만들 명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2차 대유행까지 예측되자 상황은 변했다. 중국, 미국 등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들은 각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백신 개발에 공세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간기업과 정부의 대응 모두 한발 늦은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에서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14건 중 백신은 2건에 불과하다.
한국 정부의 투자 규모도 올 하반기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을 통틀어 1천억원에 그쳐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전염병 백신은 수익성이 낮아 국제기구나 정부 지원이 없으면 민간기업이 개발하기 힘들다.
조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백신 개발에 2조2천억원 이상을 들였으며, 앞으로 1년간 6조원 이상 추가 지출할 계획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동안 수익을 남기지 않으면서 세계 각국에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정부 기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1조원, 게이츠 재단에서 7천5백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