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고 보니 10대" 충북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노출 심각

충북경찰 특별수사단 운영…검거 절반 이상 청소년
대다수 'n번방·박사방' 등 아동성착취물 판매·유포
SNS 활용 지능화·음성화…단속 사각지대 여전

(그래픽=안나경 기자)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상당수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n번방과 박사방 등을 계기로 드러난 디지털 성범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충북지방경찰청은 SNS에서 아동성착취물을 유포하고 판매해 온 중학생 A(15)군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월부터 한 달여 동안 트위터와 텔레그램을 통해 n번방이나 박사방에서 유포된 영상 수십 건을 다수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SNS를 통해 이 같은 은밀한 거래를 하다 덜미를 잡힌 대다수는 A군과 같은 청소년들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충북경찰청이 지난 3월 2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검거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는 모두 28명이다.

이 가운데 10대가 절반이 넘는 무려 15명(53.6%)이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들은 주로 n번방이나 박사방 등 SNS에서 내려 받은 아동성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하거나 채널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판매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 상당수가 청소년들이었고, 대부분 다양한 SNS 채널에서 불법 영상물을 내려 받아 모은 뒤 판매하는 경우였다"며 "수법이 지능화하고 있는데다 SNS 특성상 단속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단속에서 20대도 10명이 검거돼 4명이 구속됐지만, 10대 가해자들은 모두 구속을 면했다.

또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를 매우 엄하게 처벌하는 현행법도 미성년 가해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적용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제2의 n번방 사태를 막기 위한 법률 재정비와 함께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년범의 처벌 수위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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