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1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기술 진보에 따라 비대면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국민이 신속하게 약을 처방받거나 화상으로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일선 병원에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허용한 이후 36만 6천여 건의 비대면 의료가 실시됐다.
박 장관은 "코로나19를 대응하면서 많은 분들이 감염 위험 때문에 병원 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해 전화로 상담하도록 한시적으로 푼 것"이라며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진 1차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모든 과정에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할 것이며, 특정계층을 몰아준다거나 산업화를 시키겠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며 "국민 건강권 증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1차 의료기관도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장관은 질병관리청 승격과 함께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밑으로 이관하기로 했다가 불거진 논란에 대해 "복지부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것과는 전혀 무관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을 국내 보건의료연구 전반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로 만드는 등 기능을 확대하겠다며 질병관리청 승격과 동시에 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만성 질환, 보건산업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만성 질환이나 보건산업 부분은 복지부가 많은 역할에 관여한다"며 "질병관리청이 요구하는 연구기관은 따로 만들겠다고 논의가 된 상태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몇몇 감염병 학자들이 마치 복지부의 욕심으로 조직을 남겨둔 것처럼 오해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국민청원도 내고,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호응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건연구원이 감염병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업무는 감염병 대응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도 이날 "질병관리청에게 필요한 연구는 역학이나 정책개발의 기능"이라며 "감염병 기전이나 병원체 특성, 치료제·백신 등 R&D 성격의 연구는 보건의료 컨트롤타워(보건연구원)와 묶여서 진행되는게 타당하다고 판단했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에 따라 민주당과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청에 남기기로 결정했다. 미래의 보건 산업 연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현재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가 더 중요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 있어 번복한 것"이라며 "복지부-질병관리청-보건연구원 3자가 충분히 협의해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