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벼랑끝에서 맞이하게 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15일 북한을 향해 특별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직접 언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그간 북한이 김여정 제1부부장을 중심으로 초강경 담화를 이어가며 비난 수위를 높일 때에도 통일부에 메시지를 이관하며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해 왔다.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서도 통일부가 앞장서 탈북 단체 대표들을 고발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다음날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조용하고 신중한 '로우키'(Low-key) 전략을 써왔다.
문 대통령이 15일 북한을 향해 직접 메시지를 낸다면 이는 현재의 안보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달 초부터 한발 물러나 사태를 면밀히 지켜보던 청와대는 지난 13일 밤 김 부부장의 '군사 행동' 담화를 기점으로 전면에서 보다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을 시사한지 3시간만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주재로 긴급 NSC 상임위원 회의를 개최했다.
14일 자정을 조금 넘긴 늦은 시각에 시작된 화상 회의에서는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정보원장 등 주요 장관들이 자리를 채웠다. 위원들은 예기치못한 북한의 군사 행동 언급에 당혹스러워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쌓아온 남북 관계의 공든 탑을 한번에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북한의 '군사 행동', 즉 '무력 도발'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도 휴일인 이날 NSC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참모들과 함께 대북 메시지의 발표 여부와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거두고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다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큰 기조 속에서 어떤 내용과 수위로 메시지를 낼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엔 대북 제재의 큰 틀에 갇혀 진도를 내지 못했던 남북간 직접적인 교류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등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추가 카드도 검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