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내야수 구본혁은 한동안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구본혁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주전 3루수로 출전해 4회말 박세웅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LG가 6대5로 쫓긴 7회초 2사 만루에서 구본혁은 뼈아픈 실책을 기록했다.
오윤석이 때린 땅볼 타구가 3루를 향해 빠르게 굴러왔다. 구본혁은 공이 갑자기 튀어오르는 찰나 정확한 포구에 성공했다. 하지만 1루로 던진 공이 조금 옆으로 빗나갔다. 공은 1루수 김용의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왔고 그대로 뒤로 빠졌다.
롯데는 2점을 뽑아 스코어를 7대6으로 뒤집었고 결국 1점차로 이겼다.
구본혁은 14일 롯데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나는 수비형 선수라 실책을 하지 않는 게 목표다. (시즌 첫) 홈런을 쳤던 기분이 실책 이후 다 사라졌다"며 아쉬워 했다.
롯데의 역전 장면은 구본혁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김용의의 수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구본혁이 어려운 바운드를 잘 잡았다. 한발 앞에서 잡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지만 튀어오르는 바운드라 뒤에서 잡은 것 같았다. 1루에 잘 던졌는데 (김)용의가 놓쳤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본혁은 "다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구본혁은 "수비 위치가 워낙 뒤에 있었다. 1루주자의 발이 느려 2루에서 잡아도 될 것 같아 그렇게 했다. 그 위치에서는 앞으로 달려들기가 어려웠다. 내가 정한 위치였다"고 말했다.
팀 패배로 직결된 아쉬운 장면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LG는 구본혁이라는 멀티 내야수가 있어 든든하다. 대학 시절 유격수를 맡았던 구본혁은 현재 LG에서 3루수와 2루수 포지션을 병행하며 백업 역할을 잘하고 있다.
구본혁은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대학 때부터 했던 유격수는 완전 자신있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다"며 "작년에는 3루가 부담됐는데 겨울부터 연습을 많이 하면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타격 타이밍과 관련한 주위의 조언을 참고해 타격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타구 속도도 향상됐다.
그래도 구본혁은 수비를 먼저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타격보다 수비를 더 좋아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