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연패 불명예 新 앞둔 '18연패' 한화, 탈출구는 어디에

침울한 한화 덕아웃의 분위기 (사진=연합뉴스)

한용덕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한화 이글스는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송광민과 이성열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10명을 2군에 내려보내는 대신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에 올렸다.

한화는 이번 주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14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축 처진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구단의 오랜 숙원인 육성 강화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난 9일 첫 경기를 앞두고 "사람들이 고참을 배제하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데 경력이 많은 선수가 우선권을 가지려면 나이가 어린 선수보다 실력이 좋아야 한다"며 "실력이 비슷하다면 어린 선수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선수가 나가서 졌을 때에는 라인업 변화를 안 줬다고 이야기할 것이고, 젊은 선수가 나가서 지면 여기가 퓨처스 리그냐고 이야기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젊은 선수로 도전하는 것이 맞다"며 육성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2군에서 막 올라온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팀이 버티기에 KBO 리그 1군 무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게다가 상대는 상승세를 타고있는 롯데였다.

한화는 무기력하게 3연패를 당했다. 연속 패배는 17경기로 늘어났다.

지난 11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번트 작전을 시도했고 선발투수를 일찍 내리는 퀵후크도 선보였지만 롯데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벤치의 움직임과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은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한화는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젊은 선수' 장운호와 최인호를 2군으로 보내고 베테랑 양성우와 김민하를 1군으로 불렀다. 연패 탈출을 위해 보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로 1군을 채운 것이다.

불과 며칠 만에 팀의 방향성이 달라졌다. 그만큼 연패 탈출이 시급했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연패 기록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다. 삼미는 약체 구단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로 역사에 남아있다. 한화가 동일선상에 놓을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이미 약해진 선수단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두산을 꺾기는 무리였다.

두산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플렉센과 이용찬 등 선발투수들의 부상이 뼈아프다. 이날 경기에는 주로 롱릴리프를 맡았던 최원준을 대체 선발로 내야 했다.

최원준은 5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최원준이 보여준 최고의 피칭이었다. 그가 잘 던졌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없다. 하지만 한화에는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줄만한 타자가 많지 않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한화 선발 채드벨은 4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외국인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날인만큼 연패 탈출의 기대를 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박건우가 1회초 리드오프 홈런으로 분위기를 살렸고 두산은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갔다.

결국 한화는 두산에 2대5로 졌다. 삼미 이후 무려 35년 만에 KBO 리그에서 18연패를 당한 구단이 됐다. 역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을 썼다.

한화는 9회말 2점을 만회했다. 무려 22이닝 만에 나온 득점이다.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를 시도한 이후 벌어진 4경기에서 한화는 총 7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요즘 경기력으로는 한화가 언제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타선은 경험과 무게감 모두 부족했고 한때 선발 평균자책점 1위였던 마운드는 힘을 잃은지 오래다. 정우람이 마무리가 아닌 불펜 에이스로서 등판할 타이밍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까. 앞으로 한화의 패배는 곧 프로야구의 새 역사가 된다. 불명예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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